웨고비, 심혈관 안전성에서 티르제파타이드 앞서…노보 노디스크 주가 2%대 상승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가 경쟁 약물인 엘리 릴리(Eli Lilly)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보다 심혈관 사건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가 공개되자 코펜하겐 증시에서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 넘게 상승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 2025에서 ‘STEER 연구’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비만 환자 가운데 확립된 심혈관 질환을 가진 2만 1,250명을 대상으로, 웨고비 투여군(10,625명)과 티르제파타이드 투여군(10,625명)을 비교했다.

핵심 지표에 따르면 웨고비를 30일 이상 중단 없이 복용한 환자군에서 심근경색·뇌졸중·사망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티르제파타이드 대비 57% 더 크게 감소했다.

실제 사건 발생 건수는 웨고비 15건(0.1%), 티르제파타이드 39건(0.4%)으로 집계됐다. 추적 관찰 기간은 각각 3.8개월, 4.3개월이었다.

주목

모든 피험자를 포함해 ‘약물 복용 중단 여부’에 상관없이 분석한 결과에서도 웨고비군은 티르제파타이드군 대비 심혈관계 사건 위험 29%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이 범주에서는 평균 8.3개월(웨고비)·8.6개월(티르제파타이드)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웨고비군 56건(0.5%), 티르제파타이드군 83건(0.8%)의 사건이 보고됐다.


세마글루타이드 vs. 티르제파타이드, 무엇이 다른가?

세마글루타이드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로,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GIP(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 이중 작용제로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동시 타깃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심혈관 보호효과가 세마글루타이드 고유의 특성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실제 진료 데이터(real-world data)는 임상시험과 달리 다양한 변수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보호 기전이 1체중 감량뿐 아니라 2혈관 내 염증 억제 등에 기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이번 연구는 행정 청구자료(administrative claims data) 기반으로 추적 기간이 짧고, 잠재적 교란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한계도 명시됐다.

주의사항 및 부작용

세마글루타이드 2.4㎎ 주사제는 갑상선 수질암 위험과 관련된 ‘박스 경고(Boxed Warning)’가 포함돼 있다. 개인적·가족력이 있는 환자나 다발성 내분비 신생물증 2형(MEN 2) 환자에게는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 장애다.

주목

시장 및 투자 관점

주요 글로벌 제약사 두 곳이 비만·대사질환 시장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심혈관 안전성은 장기 처방 지속성 및 보험 약가 결정에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가 즉각적으로 2% 이상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해석했음을 방증한다. 반면 엘리 릴리는 자사의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과 병행해 장기 심혈관 임상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가 더 이상 체중 감량에만 머무르지 않고, 심혈관 질환 예방이라는 ‘하드 엔드포인트’ 경쟁으로 확전되고 있다”며 “향후 보험자가 요구하는 비용-효과성(HEOR) 자료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의료진은 “GLP-1 계열 약물의 급격한 체중 감소가 특정 환자군에 영양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 의료진 상담과 정밀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일반 소비자 역시 온라인 자가 구입을 지양하고, “허가받은 의료기관에서 처방·투약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STEER 연구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치료 전략이 단순 체중 조절을 넘어 사망률 감소라는 임상적 가치를 제공함을 재확인했다. 비만·심혈관질환 동반 환자 관리 패러다임이 체중 중심(weight-centric)에서 심혈관 중심(cardio-centric)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추가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면, 글로벌 가이드라인 및 보험 급여 기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와 엘리 릴리 간 후속 임상 결과가 시장 지형을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