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고비 심장 보호 효과 부각…방위산업 강세에 유럽 증시 소폭 상승

유럽 주요 증시가 2일(현지시간)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마감 직전까지 방위산업주가 주가를 견인했고,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 관련 임상 자료가 헬스케어 업종에 호재로 작용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전 거래일 대비 0.17% 오른 551.07에 마감했다. 이 가운데 항공·우주‧방위 업종 지수는 2.1%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 방위주인 롤스로이스 홀딩스(+4.5%), 라인메탈(+3.9%), 헨솔트(+2.8%)가 나란히 3~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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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전후(戰後)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유럽군 파병을 포함한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방위주 매수세는 이 발언 이후 한층 탄력을 받았다.

Fiona Cincotta 시티인덱스 수석시장분석가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의지가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방위산업 섹터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흐름 속에서 영국 BAE 시스템스는 1.8% 올랐다. 노르웨이가 영국산 신형 호위함(프리깃) 도입을 결정, 약 100억 파운드(약 13조 5,100억 원) 규모의 계약에 서명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웨고비 vs. 릴리 비만 치료제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1.8% 상승했다. 회사 측은 실제 진료 환경(real-world) 데이터 분석 결과 웨고비가 엘리 릴리의 경쟁 약물 마운자로(Mounjaro)젭바운드(Zepbound) 대비 심근경색·뇌졸중·사망 위험을 57% 낮췄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헬스케어 업종 지수는 0.2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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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증시의 덴마크 OMX20 지수도 1.1% 올랐다. 노보 노디스크의 국내 동종 업체 질랜드 파마 역시 3.5% 뛰며 지수 강세에 힘을 보탰다.

비만 치료 GLP-1 계열 약물은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GLP-1은 식욕 억제와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관련 약물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도 승인받고 있다. 웨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GLP-1 계열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심혈관 보호 능력에서 웨고비가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 금리 급등과 방어주 압력

다만 장중 유로존 장기 국채금리가 뛰어오르며 상승 폭은 제한됐다. 독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3.381%로, 14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가 3.36%로 마감했다. 통상 국채금리가 오르면 배당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유틸리티(공익) 업종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실제 STOXX 600 내 유틸리티 업종 지수는 0.9% 하락, 주요 업종 중 가장 부진했다.

채권 금리 급등의 근본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정부 부채 규모 우려다. 투자자들은 재정 건전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무역 긴장 지속…美 관세 정책 주시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연방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대중(對中) 관세의 상당 부분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다만 10월 중순까지 관세를 유지하며 추가 항소를 허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혔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행정부는 관세 유지·보완을 위한 대체 방안을 마련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이미 미국과 한시적 합의를 이뤘고, 스위스는 별도 협상을 진행 중이나, 4월 이후 무역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된 상태다.


투자은행 전망·개별 종목 이슈

골드만삭스는 STOXX 600의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570에서 580으로 상향했다. 최근 유럽 증시 실적 개선 속도와 기업 이익 회복 가능성을 반영한 조치다.

덴마크 오르스테드 주가는 3.5% 급등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가 오르스테드의 94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공식화하며 재무 안정에 힘을 실어줬다. 양사는 미국 해상풍력 시장에서 각종 규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공조 중이다.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2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특히 내수 수요와 생산량이 동반 개선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8월 고용보고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고용 지표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미국이 노동절(Labor Day) 연휴로 휴장하면서 유럽 시장의 거래량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용어 해설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는 인체의 인슐린 분비를 돕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소에 기여하는 호르몬 기반 약물이다. 최근 비만 및 당뇨병 동시 치료 효과가 확인되며 제약 시장의 ‘블록버스터’로 부상했다.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미국의 S&P 500에 해당한다.

Bond Proxy란 고배당·저변동성을 특징으로 국채와 유사한 성격을 띠는 업종(대표적으로 유틸리티·통신)을 의미한다. 금리가 상승하면 상대 매력이 떨어져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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