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월급만으로도 겨우 살아간다.”라는 고충은 이제 미국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공감하는 현실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의 약 50%가 ‘페이첵 투 페이첵(paycheck to paycheck)’ 구조, 즉 급여가 입금되자마자 대부분의 생활비로 빠져나가 잔고가 0에 수렴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재무 전문가 수지 오먼(Suze Orman)은 “‘못 한다’라는 말을 먼저 지우라”며, 월급 생활자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저축 전략을 제시했다. 그녀의 조언은 거창한 투자 기술이 아니라 생활비 구조를 재배치해 숨은 돈을 찾아내는 방법에 집중돼 있다.
1. ‘할 수 없다’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삭제하라
오먼은 CNBC 인터뷰에서 “Can’t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두뇌는 해결책을 찾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하루 10달러짜리 점심을 포기한다면 연간 3,650달러, 원화로 약 480만 원*1달러=1,315원 가정이 연금 계좌로 옮겨질 수 있다. 그녀는 “작은 새는 작은 구멍으로도 빠져나간다”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소소한 새는 지출을 틀어막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 자신을 최우선 순위에 두라
“나는 너무 가난해 저축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패배가 결정된다. 오먼은 오프라닷컴과의 대담에서 전기·가스·수도 요금을 10% 줄일 방법부터 찾아보라고 권고했다. 또 신용카드 명세서에 숨은 자동 결제 항목을 점검하면 ‘숨은 돈’이 보인다. 예컨대 사용하지 않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체육관 회원권을 해지할 경우 월 30~50달러가 즉시 절약된다.
3. 저축과 고지서를 모두 자동화하라
오먼은 “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순간을 보지 못하면 그 돈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월 50달러라도 급여일 당일 자동이체로 로스 IRA(Roth IRA)에 넣으면 복리 효과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로스 IRA란 세후(稅後) 달러로 납입하고 인출 시 이자를 과세하지 않는 미국의 개인퇴직계좌다. 국내 IRP·연금저축과 유사하지만, 인출 시점의 과세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4. ‘원츠(wants)’와 ‘니즈(needs)’를 냉정히 구분하라
지출 전 스스로에게 “이것은 원트인가, 니즈인가?”라고 질문하라고 오먼은 조언한다. 약·식료품은 생존을 위한 필수(needs)이지만, 최신 휴대폰 케이스나 매주 업데이트되는 게임 스킨은 욕구(wants)에 불과하다. 그녀는 “욕구를 제거하면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에 돈이 쌓인다”고 강조했다.
5. 긴급자금(Emergency Fund)을 구축하라
오먼은 “유사시에 대비한 8~12개월치 생활비를 확보하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처음에는 주당 20달러부터 시작해도 된다. 핵심은 ‘수입보다 낮은 삶’을 설계하고 필요 Within, 욕구 Beyond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다.
“당신이 6자리 연봉(100,000달러 이상)을 벌어야만 저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해 자동이체 금액을 늘리고, 가려진 지출을 발견해 그 몫을 저축으로 전환하라.” — 수지 오먼
이번 지침은 고소득층이 아닌 ‘월급 입금→즉시 지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는 근로자에게 직관적 행동 지표를 제공한다. 특히 자동이체·긴급자금·필요/욕구 구분 등은 국내 가계부 앱과 연계해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용어 풀이]
① Paycheck to Paycheck: 월급이 생활비로 곧바로 빠져나가 예비 자금이 거의 남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② Roth IRA: 미국 개인연금계좌의 일종으로, 세후 달러로 납입하고 인출 시 투자 이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복리와 절세를 동시에 노릴 수 있어 젊은 층이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원천 차단’과 ‘소액 자동화’만이 페이첵 투 페이첵 생활을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결국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부터가 재무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