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데이, 11억 달러에 AI 기업 ‘사나’ 인수 추진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인사·재무관리(ERP) 소프트웨어 기업 워크데이(Workday Inc.)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사나(Sana)를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거래는 HR(인적 자원)·ERP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AI 역량을 둘러싼 기술 경쟁과 인수·합병(M&A) 흐름을 재확인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워크데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AI 혁신을 가속화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총 거래 규모는 약 11억 달러로, 워크데이는 현금과 자사 주식을 혼합한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거래는 워크데이의 2026회계연도 4분기(2026년 2월 1일~2027년 1월 31일)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다만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및 관례적 종결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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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는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AI 학습·지식관리 플랫폼 업체다. 회사는 기업 내부 문서·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직원이 필요한 정보를 대화형으로 검색‧학습하도록 돕는 솔루션을 판매한다.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해 1 “사내 GPT”로 불리는 챗봇 기능을 제공, HR·재무·영업·고객지원 등 부서별 가이드를 자동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워크데이는 “사나의 자연어 처리(NLP)·지식 그래프 기술을 자사 HCM(Human Capital Management)·재무 모듈에 통합해 구직, 성과 평가, 학습, 급여 계산 등 전 과정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R 소프트웨어 시장의 M&A 열기

이번 인수는 최근 HR 테크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형 거래 흐름의 연장선이다. 지난달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Thoma Bravo)는 워크데이의 경쟁사 데이포스(Dayforce, 구 세리디언 HCM)를 12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오라클·SAP 역시 HR 클라우드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동력 부족,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인재 확보 전쟁이 격화되면서 기업들이 AI 기반 인사관리 플랫폼을 통해 효율성과 직원 경험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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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및 시장 반응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워크데이 주가는 장전거래에서 약 1%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는 인수 비용 부담이 주가에 압박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AI 역량 강화가 ARR(연간 반복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알렌앤드컴퍼니(Allen & Company)가 이번 거래에서 워크데이의 단독 재무고문을 맡았다. 법률 자문은 미국 굴지의 로펌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이 담당한다2.

AI·ERP 결합, 왜 중요한가

기존 ERP·HCM 시스템은 재무·인사 데이터를 모듈별로 기록‧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접목되면서 단순 기록을 넘어 예측·추천·자동화 기능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AI가 '입사 후 6개월 안에 이탈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예측하거나, 프로젝트 배정·업무 교육 콘텐츠를 자동 생성해 관리자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사나의 강점은 다양한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흩어져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한 화면’에 요약해 주는 기술이다. 이는 워크데이가 축적한 65만 개 이상 고객사의 인사·재무 데이터를 AI로 재가공하는 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리스크 및 개인정보 보호

AI 서비스 확산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알고리즘 편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워크데이는 “고객 데이터 암호화, 모델 학습 데이터 분리, 투명성 보고 체계” 등을 준비해 미국·EU 개인정보 보호 규정(GDPR, CCPA 등)에 모두 부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일정·전망

거래가 종결되면 사나는 워크데이 내 ‘AI 혁신 그룹’(가칭)으로 편입되고, 공동 설립자 겸 CEO 크리스티안 박은 워크데이의 제품부문 최고책임자(CPO)에게 직보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워크데이가 AI 기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클라우드 ERP 시장 1·2위인 오라클·SAP를 추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수는 AI 기술이 전통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크데이는 향후 3년간 R&D 예산 중 45% 이상을 AI·머신러닝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사나 인수 완료 이후 추가적인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인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용어 풀이
HCM: Human Capital Management의 약자로, 인사·급여·복리후생·채용·학습관리(LMS) 등을 총괄하는 플랫폼.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약자로, 회계·물류·생산 등 기업 전반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Generative AI: 기존 데이터 학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텍스트·이미지·코드 등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Dayforce: 캐나다 HR SaaS 기업 Ceridian HCM의 주력 솔루션으로, 2024년 사명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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