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배당을 사랑하기로 유명하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 BRK.B)가 자체적으로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지만,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현금 배당을 꾸준히 주는 종목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버핏이 보유한 종목 가운데서는 일명 ‘배당 킹(Dividend King)’으로 불리는 초우량주가 매년 막대한 현금을 안겨 주고 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코카-콜라(NYSE: KO) 한 종목에서만 연 62.7%에 달하는 실질 배당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63%라는 숫자는 오타가 아니다”라는 설명까지 덧붙을 만큼,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수치다.
‘괴물 배당’의 비밀 — 평생 보유 전략
현재 코카-콜라의 12개월 선행 배당수익률(forward dividend yield)은 약 3% 수준이다. 그런데도 버핏이 60%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1988년 첫 매수 이후 30년 넘게 ‘사서 묻어두기(buy & hold)’를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버핏은 1988년부터 수년간 코카-콜라 지분을 꾸준히 늘려 총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를 투입했다. 현재 보유 주식 수는 4억 주로,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네 번째로 큰 비중이다. 회사는 주당 2.04달러(연 환산 기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버핏은 매년 약 8억1,600만 달러를 현금으로 거둬들인다. 최초 투자금(13억 달러) 대비 환산하면 연 62.7%의 ‘표면 불가능’에 가까운 배당률이 산출된다.
“배당 킹”이란 무엇인가?
‘배당 킹’은 최소 5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증액한 기업을 지칭한다. 코카-콜라는 1963년 이후 매년 배당을 늘려 온 대표적 배당 킹이다. 배당을 꾸준히 키우는 기업에 장기 투자할 경우, 초기 매입단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버핏의 사례가 입증한다.
배당 외 수익도 ‘껑충’ — 주가 37년간 1,300% 급등
코카-콜라는 배당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1988년 이후 네 차례의 주식분할(stock split)을 거치는 동안 주가 자체가 약 1,300% 상승했다. 배당을 재투자했다면 총수익률(total return)은 3,100% 이상으로 치솟는다. 즉, 배당과 자본차익 모두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버핏과 코카-콜라 — “행복이 장수의 비결”
버핏은 2025년 5월 버크셔 연례주주총회에서 코카-콜라 캔을 들어 보이며 “94세가 되어서도 내가 좋아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코카-콜라를 다섯 캔씩 마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으며, “행복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며, 자신은 콜라와 아이스크림·핫도그를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도 이야기했다.
코카-콜라 주식, 지금 살 만한가?
버핏은 수십 년째 보유만 하고 있을 뿐 최근에는 추가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 성장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코카-콜라의 최근 5년간 S&P 500 대비 부진한 주가 흐름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2025~2026년 코카-콜라의 순이익 증가율이 S&P 500 평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치주 관점에서도, 코카-콜라의 선행 주가수익배율(Forward P/E) 21배는 지나치게 비싼 수준은 아니지만, 저평가 매력을 찾는 가치투자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배당 인컴 투자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코카-콜라는 60년 넘게 배당을 늘려 왔고, 현재 시가 배당수익률도 3%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수년간에도 ‘배당 성장 + 안정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정리
* Forward Dividend Yield — 향후 12개월 예상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
* Buy & Hold Strategy — 회사를 선별해 장기간 보유함으로써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
* Total Return — 주가 상승분과 배당 재투자를 모두 합산한 실질 수익률.
* Stock Split — 액면을 쪼개 주식 수를 늘리는 기업 행동. 투자자 지분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유통주식 수가 늘어 유동성이 개선된다.
모틀리풀 “코카-콜라보다 더 좋은 10개 종목”
한편, 투자 정보 매체 모틀리풀(Motley Fool)의 스톡 어드바이저 애널리스트 팀은 최근 ‘지금 사야 할 10대 종목’ 리스트를 공개했으며, 코카-콜라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모틀리풀은 과거 넷플릭스(2004년), 엔비디아(2005년)를 추천해 각각 640배, 1,090배의 수익을 올린 전례를 강조하며, 신규 리스트도 향후 ‘괴물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톡 어드바이저 모델 포트폴리오는 2025년 9월 8일 기준 평균 1,052%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해 S&P 500(188%)을 크게 앞섰다.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버핏의 ‘평생 보유 + 배당 성장’ 사례는 장기 투자자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주식 한 종목이 오랜 기간에 걸쳐 현금흐름과 자본차익을 동시에 선물할 수 있음을 코카-콜라가 보여 준다.
모틀리풀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코카-콜라 및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공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