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전기차 대표 기업 테슬라(NASDAQ: TSLA)가 차량 제조·자율주행을 넘어 에너지 저장 사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미국 월가 리서치 하우스 울프리서치(Wolfe Research)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이미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울프리서치는 테슬라 에너지 부문이 2025년 매출 132억 달러(전년 대비 31% 증가), 총이익률 29%를 기록하며 테슬라 전체 사업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영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서치 노트는 특히 공급망 개선·제품 혁신에 힘입어 ‘메가팩(Megapack)’ 기반 유틸리티급 ESS(Energy Storage System) 설치량이 2020년 1 GWh에서 현재 30 GWh로 확대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형 메가팩 3 한 대는 5.0 MWh의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제공해 기존 메가팩(3.9 MWh) 대비 에너지 밀도를 28% 높였다.” ― 울프리서치
신제품은 무게 변화 없이 저장 용량을 대폭 늘렸으며, ▲Model 3·Model Y에 사용된 SiC(실리콘카바이드) 인버터 ▲효율을 끌어올린 대형 히트펌프 ▲테슬라 배터리팀과 공동 개발한 2.8 리터 프리즘형(각형) 셀 등을 채택했다.
생산 라인은 2026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 신규 공장에서 가동될 예정이며, 연간 50 GWh 규모 제조 능력을 목표로 한다. 울프리서치는 메가팩 3가 재료비 절감 및 공정 단순화로 생산 원가(COGS)를 kWh당 130~140 달러까지 낮춰 기존(160~170 달러) 대비 15~20%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또 다른 핵심 솔루션으로 메가블록(Megablock)을 공개했다. 메가블록은 20 GWh 용량의 ‘메가팩’ 여러 대에 자체 개발 변압기(트랜스포머)를 결합, 지상 케이블을 제거해 시공 프로세스를 간소화한 올인원 에너지 저장 설비다.
울프리서치는 “메가블록 구성은 기존 배터리 저장 해법 대비 설치 기간을 23% 단축하고, 건설 비용을 40% 절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설치 효율성은 전력망 사업자·대형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사 등이 요구하는 ‘빠른 상업 운영 시점(Commercial Operation Date)’ 충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 및 산업적 의미
• SiC 인버터: 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 반도체를 적용한 전력 변환 장치로, 기존 실리콘 대비 전력손실이 적고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이다.
• MWh / GWh: 전력 저장·생산 단위로, 1 MWh는 1시간 동안 1MW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1000 MWh가 1 GWh다.
• COGS(Cost of Goods Sold): 제품 제조 및 직접적 판매 비용을 뜻하며, 총이익률(Gross Margin) 계산의 핵심 변수다.
전문가 시각
기자 관점에서 볼 때, 테슬라가 자동차 부문에서 확보한 배터리화·전력전자 역량을 ESS로 전이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전략은 매우 합리적이다. 전 세계 전력망은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대용량 저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메가팩 3·메가블록의 조기 상용화는 시장 점유율 선점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가 절감이 예상대로 실현될지, 그리고 각국 규제·인허가가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유의해야 할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