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채권 시장, 외국인 투자자 귀환
로이터통신 원문 번역‧해설
아시아 지역 채권 시장이 두 달간의 순유출 흐름을 끊고 8월에 외국인 순매수로 전환했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결과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노동시장 둔화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선호(리스크 온) 모드로 이동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한국 등 5개국 규제기관 및 채권시장협회 자료에 따르면, 8월 외국인 순유입 규모는 총 3억1,100만 달러(약 4,14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5월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월간 순매수다.
연준, 9개월 만의 금리 인하 단행
연준은 9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bp1(0.25%포인트) 인하하며 2024년 12월 이후 유지해 왔던 고금리 기조에 제동을 걸었다.
“실업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주간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등 고용지표 약화가 뚜렷하다”
는 점이 정책 전환의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ANZ은행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훈 고(Khoon Goh)는 “2026년 3월까지 연준이 누적으로 125bp를 추가 인하해 정책금리를 3.25%까지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통화정책이 완화되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통화 및 자산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별 자금 흐름
인도 국채에는 7억7,300만 달러, 말레이시아 국채에는 7억2,10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두 시장 모두 두 달간의 순매도세를 끊었다. 그러나 한국(-4억4,700만 달러)·인도네시아(-4억 달러)·태국(-3억3,700만 달러) 등에서는 순유출이 이어졌다.
[용어 풀이]
1bp(basis point): 금리 변동을 세분화해 표시할 때 사용하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를 의미한다.
Fed Funds Rate: 미국 상업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한 초과지준을 하루 동안 서로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로, 연준의 정책금리를 지칭한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맞물리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스프레드(금리 차이)를 제공하는 아시아 신흥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인도 채권은 2026년 글로벌 주요 채권 지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장기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한국과 태국처럼 이미 저금리·선진국 지위에 근접한 시장은 투자 자금이 다른 고수익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연준의 완화 기대가 불러온 ‘리스크 온’ 환경에서도, 해당 국가의 자체 금리 정책과 재정 건전성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 약화가 아시아 전체 채권시장에 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차이나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달러가 재차 강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자 해설
이번 외국인 순매수 전환은 연준의 선제적 완화 기대가 불러온 자산 재배분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차익거래 성격의 단기 자금이 다수라는 점에서, 매수세 지속 여부는 미국의 추가 고용지표·소비지표 발표에 달려 있다. 특히 2025년 말로 예상되는 미국 대선 국면이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보유 달러채 익스포저(노출) 비중을 조정하며 인도·말레이시아 채권형 ETF와 같은 상품을 검토해 볼 만하다. 다만 신흥국 특유의 환율 변동 위험과 유동성 리스크를 감안한 분산투자가 필수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될 경우 ‘검색어: 아시아 국채 수익률’이 투자자 사이에서 다시 떠오를 전망이다. 향후 기준금리 경로와 글로벌 경기 사이클을 면밀히 추적하는 것이 채권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