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 기대에 힘입어 유럽 증시 상승…미국 물가 둔화 효과 확산

유럽 주요 지수가 글로벌 완화 기대를 타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증시는 전일 미국발(發) 긍정적 물가 지표에 힘입어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독일 DAX 지수는 전장 대비 0.4% 오른 [ /indices/germany-30 ] 18,000선 부근을 시도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0.3% 상승했으며, 영국 FTSE 100 지수 역시 0.2% 가량 오르며 동행했다.

글로벌 투자심리 전반적 개선

전날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94%로 확대됐다1는 CME 페드워치(FedWatch) 툴 집계가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CPI는 일정 기간 동안 소비자가 지불한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률을 나타내며, 미국 통화정책의 핵심 가늠자로 활용된다.

이 같은 완화 기대 속에 전일 뉴욕 증시에서는 S&P 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뒤이어 일본 Nikkei 225 지수도 장중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아시아 → 유럽으로 긍정적 흐름이 전이됐다.


독일 물가 안정…유로존 통화정책 여력 확인

같은 날 발표된 독일의 7월 조화소비자물가지수(HICP)는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에 그쳤다. 이는 유럽 최대 경제국의 인플레이션이 유로존 목표치(약 2%) 안에서 관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HICP는 유럽연합(EU) 기준에 맞춰 산출되는 물가지표로, 국가 간 비교에 특화돼 있다는 점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선호한다.

현재 미국·유럽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거시 지표는 성장은 유지하되 물가 압력은 완화된 이른바 ‘골디락스(금발 소녀) 구간’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러한 환경은 중앙은행이 완화적 정책을 지속하거나 추가 인하를 시도할 여지를 넓힌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4% → 2%로 낮춘 뒤 7월 회의에서는 동결을 선택했다. 당시 ECB는 “중기적으로 물가가 목표에 근접해 추가 조치 필요성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기업 실적 발표 이어져…업종별 희비

장중에는 주요 기업의 2분기·상반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됐다. 독일 전력 대기업 E.ON(EONGn)은 2025년 상반기 그룹 실적이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력망 설비 투자 확대 및 운영 효율 개선을 호실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독일 중장비·엔진 제조사 RENK 그룹(R3NK)은 방위비 증가 추세에 힘입어 기대치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제출했다. 반면, 덴마크 풍력터빈 업체 베스타스 윈드(VWS)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주 지연으로 2분기 신규 수주량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전했다.

여행·레저 대기업 TUI(TUI1n)는 호텔·크루즈 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으며, 연간 EBIT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실적 시즌 막바지에서도 에너지·방위업종의 강세가 부각되는 반면, 재생에너지 장비 업체들은 정책 변수에 민감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종목별 실적능력정책 수혜 방향성을 모두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국제유가 보합…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관망

에너지 시장에서는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66.09달러(-0.1%),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63.11달러(-0.1%)로 소폭 하락했다. 오는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2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회담이 변동성을 억제하는 모습이다. 두 정상은 2022년 2월 이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152만 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인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가 금일 예정돼 있어 여름 주행 시즌 종료를 앞둔 수요 둔화 여부가 추가 확인될 전망이다.


종합 및 전망

글로벌 물가가 ‘과열되지도, 지나치게 둔화되지도 않은’ 최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식·채권·원자재 시장 전반이 안도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물가·성장률·노동시장의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완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되, 다가오는 9월 FOMC·ECB 회의 전후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vs 비둘기파(완화 선호)’ 기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주석
1. 25bp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인상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2. 원문에는 ‘U.S. President Donald Trump’로 기재돼 있으나, 2025년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를 반영해 편집상의 통일성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으로 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