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제소에 브라질 경쟁당국,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반독점 조사 착수

브라질 경쟁당국이 세계 소프트웨어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정조준했다. 노르웨이 브라우저 업체 오페라(Opera)가 자사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제소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경제방위행정위원회(CADE)는 오페라가 제기한 ‘엣지(Edge) 선탑재 남용’ 의혹과 관련해 행정조사(inquérito administrativo)를 공식 개시했다.

오페라는 7월 30일(현지시간) 제출한 고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Windows) 장치 및 PC에 자사 브라우저 엣지를 기본(default)으로 선탑재해 경쟁사의 공정 경쟁 기회를 박탈했다”라고 주장했다. 브라우저 시장 조사업체 StatCounter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브라질 데스크톱 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 크롬 75%,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11.52%, 오페라 6.78% 순이다.


CADE의 요구 사항과 기한

CADE는 8월 15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체제 라이선스 구조, 오피스 365(현 마이크로소프트 365) 판매 방식, 그리고 ‘점프스타트(Jumpstart)’ 프로그램과 관련한 질문에 서면으로 답변하도록 명령했다. CADE는 답변서 분석 후 공청회 개최, 임시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다.

CADE는 브라질 경제부 산하 반독점 전담 기구로, 기업결합 심사·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감시 등을 담당한다. 미·EU의 DOJ(미 법무부)·FTC(연방거래위원회)·EC(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점프스타트 프로그램이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공개한 점프스타트는 기업 고객이 사내 업무 자동화를 위해 ‘자율형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개발 도구다. 업계는 해당 프로그램이 오픈AI·인포lection 등에 대한 100억 달러 규모 투자금을 ‘수익화’할 핵심 퍼널로 보고 있다. 비슷한 서비스로는 구글의 Duet AI, 아마존 AWS의 Bedrock이 있다.


“우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브라우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메일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으나, 과거 유사한 의혹에서 위와 같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오페라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면전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12월, 오페라는 윈도우 운영체제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묶어 판매한다며 EU 집행위원회에 제소했고, 이는 2013년 5억6,100만 유로(약 6억4,000만 달러) 과징금으로 이어졌다.

(환율: 1달러 = 0.8764유로, 로이터 기준)


업계 분석

시장 분석가들은 “브라질은 남미 최대 IT 시장으로, CADE의 판단이 다른 중남미 국가 규제당국에 선례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또한 AI 기능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핵심 경쟁 영역으로 부상하면서, 브라우저·클라우드·OS를 결합한 빅테크 전략이 반독점 규제 레이더에 더욱 자주 포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브라우저 기본값 설정만으로 시장지배력 남용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애플 Safari·구글 Chrome(안드로이드) 등도 각 사의 OS에 기본 탑재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제품 번들링 전략에 중대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들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