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바르샤바】 오스트리아 건설·인프라 그룹 PORR AG(비엔나 증권거래소: POS)가 폴란드 국영 철도 인프라 운영사 PKP 폴스키에 리니에 콜레요베 S.A.로부터 총 5억3,200만 유로(약 22억7,000만 즈워티)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2025년 8월 11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야스워(Jasło)–노비 자구시(Nowy Zagórz) 구간의 철도 108호선과 랍카 자리테(Rabka Zaryte)–포르날레(Fornale) 구간의 철도 104호선을 전면 개보수·현대화하는 사업이다.
PORR는 두 건의 계약 가운데 특히 108호선에서 최상위 점수를 획득해 단독으로 4억 유로(17억 즈워티) 규모의 설계·계획·신호·통신·시공 통합 패키지를 수주했다. 80km에 이르는 노선 전체를 재생하고, 역·정거장·건널목·터널을 대대적으로 보강한다. 핵심 공정에는 길이 1.65km의 크로스노(Krosno) 터널 시공이 포함되며, 완공 시점은 2028년 말로 잡혀 있다.
104호선 현대화는 PORR가 트락차 시스템(Trakcja System)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한다. 15km 구간에 대해 120km/h 설계 속도, 전철화, 최신식 승강장, 안전 강화형 건널목을 적용하며, 2027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 구간은 폴란드 남부 마워폴스카(Małopolska)주와 슬로바키아를 잇는 국제 교통축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PKP 폴스키에 리니에 콜레요베란?
PKP 폴스키에 리니에 콜레요베 S.A.는 폴란드 정부가 전액 출자한 철도 인프라 관리 공기업으로, 약 1만9,000km에 달하는 국내 철도망의 유지·보수·신호 시스템을 총괄한다. EU 구조자금과 국고를 결합해 대규모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PORR 계약은 그 일환이다.
지속가능 이동성을 노리는 비에슈차디(Bieszczady) 산악권
108호선은 폴란드 남동부 비에슈차디 산맥 관문을 통과한다. 이 지역은 국립공원이 자리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지만, 도로 중심의 교통망으로 인해 관광객 편중·지역경제 침체·환경오염 문제가 적지 않았다. 전철화와 터널 신설을 포함한 이번 프로젝트는 자동차 교통량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된다.
PORR 프로젝트 매니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출처 미공개)에서 “터널 굴착과 급경사 구간 개량이 완료되면 물류 운송 시간과 관광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돼 비에슈차디가 ‘친환경 알프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워폴스카와 슬로바키아 연결 가속
104호선 구간은 크라쿠프–잘렌치카–오스트라바 축으로 이어지는 범유럽 회랑(EU TEN-T 네트워크)과 직접 맞물린다. 120km/h 복선전철화는 국경 간 통행 시간을 단축하고, 유럽 내 복합물류 허브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준다.
PORR AG 기업 개요 및 주가 동향
PORR AG는 1869년 비엔나에서 설립된 유럽 5대 종합 건설사로, 도시 인프라·터널·에너지·산업 플랜트 분야에 특화돼 있다. 현재 15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4 회계연도 매출은 68억 유로를 기록했다. 계약 발표일 기준 PORR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0% 하락한 29.80유로에 형성돼 있다. 시장은 대규모 신규 수주에도 불구하고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우세한 모습이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건설·인프라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동·중부 유럽 철도 현대화의 시금석”으로 평가한다. 특히 EU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기조에 따라 교통 부문의 탄소중립 압력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전철화·속도 향상·신호 자동화를 한꺼번에 구현하는 패키지 계약은 향후 발주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관점에서도 긍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PORR는 2022년 이후 신규 수주 잔고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폴란드·체코·헝가리 등지에서 고속철도 사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유럽 구조기금(NextGenerationEU) 투자가 본격화되면 PORR의 수주 파이프라인이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폴란드의 노동력 부족과 자재 가격 변동성은 프로젝트 수익성에 부정적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EU 경기 둔화 시점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철도 이용 수요가 단기에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엔지니어링·건설(EPC) 계약 특성상 모든 공정 위험을 도급사가 떠안는 구조인 만큼, PORR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수익률을 좌우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TEN-T 네트워크: Trans-European Transport Network의 약자로, EU 회원국 간 철도·도로·수로·항만·공항을 하나의 물류 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유럽 연합 전략 인프라 프로젝트.
• 전철화(Electrification): 디젤 기관차 대신 전기 구동 열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전력 공급 설비를 구축하는 과정.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