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 Corp.)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운영 지속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되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각) CBS 뉴스가 단독 보도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CBS의 보도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만약 미·중 간 ‘프레임워크 합의’가 최종 타결될 경우 틱톡은 미국에서의 서비스 중단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본 합의는 55분가량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9월 19일(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통화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 합의 구조, 여전히 미정
보도에 따르면
“합의의 구체적 구조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다중 지분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 CBS는 전했다.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되, 미국 내 데이터·보안·운영 관리를 전담할 법인을 따로 두는 이른바 ‘미국 통제 소유(U.S.-controlled ownership)’ 모델이 유력하다.
▶ 백악관·오라클·틱톡, 모두 “노 코멘트”
백악관, 오라클, 그리고 틱톡 측은 로이터 통신의 코멘트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CBS는 복수의 미·중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실무팀이 거의 모든 조건에 합의했으며, 정상 간 통화로 최종 서명 절차만 남았다”고 전했다.
▶ 9월 17일 기한이 만든 ‘급박한 타결’
이번 협상은 미 재무부가 설정한 9월 17일 마감 시한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 1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협상단을 만난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부 장관은 “데드라인이 중국 측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고, 덕분에 잠정 합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합의 최종 문안 작성을 위해 90일 연장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조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 배경·맥락
틱톡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전 세계 15억 명을 넘어선 세계 최대 규모의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이다. 그러나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 내 사용 금지 행정명령을 검토하면서 미·중 디지털 패권 경쟁의 상징이 됐다. 이후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논쟁이 본격화됐고, 미국 정부는 틱톡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오라클은 2020년에도 월마트와 함께 틱톡 미국 사업 인수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협상은 중국 정부의 기술 수출 통제 강화 문제로 무산됐으나, 오라클은 이후에도 ‘신뢰할 수 있는 테크 파트너’를 자임하며 틱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오라클이 보유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는 높은 보안 수준과 독자적 데이터 격리 기술로 미 정부 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 합의 시나리오 분석
1) 지분 이전+데이터 현지화: 바이트댄스는 최소 지분을 유지하되 경영권과 핵심 알고리즘은 미국 합작법인으로 이양. 2) 보안 감시·감사: 오라클 및 미국 규제당국이 주기적으로 소스코드·데이터 흐름을 감시. 3) 투명성 강화: 틱톡은 미국 사용자 대상 ‘데이터 사용·이전 내역’을 매 분기 공시. 업계에서는 이러한 3단계 방안이 모범 사례로 정착할 경우, 다른 중국 앱에도 유사한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 업계 반응 및 전망
글로벌 ICT 업계는 “국가안보와 글로벌 데이터 흐름이 충돌할 때 어떤 절충점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합의 성사 시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를 최대 3,000억 달러까지 재평가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반면 중국 내 여론은 “미국식 기술 규제가 사실상 표준으로 굳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 용어 해설
• 프레임워크 합의(Framework Deal): 구체적 계약서 이전 단계에서 핵심 원칙과 구조만 정해 두는 상위(上位) 협정. 이후 개별 계약이 체결돼야 법적 구속력이 발생한다.
• 미국 통제 소유(U.S.-controlled ownership): 자산·인력·데이터 센터 등이 미국 소재 기업·기관의 직접 관리 하에 놓이는 구조를 뜻한다.
•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 개인·기업·정부 데이터가 저장·처리되는 물리적 위치와 해당 국가의 법적 관할권을 일치시켜야 한다는 국제적 흐름을 일컫는다.
전문가 의견
본 기자는 “이번 합의가 성사될 경우, 클라우드·SNS와 같이 데이터 집약적 플랫폼에서 ‘지역별 데이터 국경선’이 강화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인도·유럽연합(EU) 등도 유사한 규제 모델을 검토하고 있어, 미국·중국 양강 간 결과가 글로벌 규제 틀에 중장기적 파급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합의가 결렬될 경우 9월 17일 이후 틱톡은 미국 앱스토어에서 퇴출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 지형을 재편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 향후 일정 체크포인트
• 9월 17일(목): 미 재무부가 설정한 최초 시한 만료
• 9월 19일(금): 바이든-시진핑 통화 예정
• 2025년 연말 전: 의회 심사 가능성 및 90일 연장 시한 종료
• 2026년 상반기: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최종 승인 절차 예상
결론
현재로서는 오라클 컨소시엄 안이 유력한 해법으로 평가되지만, 정상 간 정치적 결단과 의회·규제기관의 후속 승인이 변수로 남아 있다. 향후 48시간 내 추가 합의 내용이 공개될 경우,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규제 프레임에 큰 변곡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규제 당국 모두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