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금융시장이 영란은행(BoE)의 9월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은행금리)가 현행 5.25%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8월 ‘매파적(hawkish) 인하’를 단행한 뒤 연속적인 관망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 결정보다 향후 지침(Forward Guidance)과 양적긴축(QT) 일정이 파운드화·국채시장 변동성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1월 회의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번 회의는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중간 점검대로 받아들여진다. ING는 “새로운 지침이 제시되기보다는, 기존 ‘신중하고 점진적인 완화’라는 표현이 반복될 것”이라며 BoE가 경제지표 의존적(data dependent)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결 구조 또한 촉각을 곤두서게 한다. ING는 9명으로 구성된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6-3으로 동결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스와티 딩그라·앨런 테일러·데이브 램스든 위원이 인하를 주장하고, 나머지 6명이 동결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에선 이를 ‘약간 비둘기파적(dovish)’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가격 재조정(repricing)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핵심 변수는 양적긴축(QT)이다. ING는 BoE가 연간 국채(길트) 보유액 축소 목표를 750억 파운드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또한 만기 구조를 ‘장기물→중단기물’ 중심으로 바꾸어 장기물 금리 급등 부담을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QT 목표치가 예상보다 공격적이거나 만기별 매각 계획이 불리하게 제시될 경우,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수익률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완화적인 일정이라면 길트에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
전문가 해설
“QT(Quantitative Tightening)는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축소해 시장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정책이다. 1미국 연준·ECB 등 주요 중앙은행도 병행 중이지만, 운용 속도·규모·대상 자산에 따라 시장 충격파가 달라진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QT가 다소 낯선 개념일 수 있다. 금리 인상과 달리 자산 매각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흡수하는 간접 긴축 수단이라는 점에서, 국채·환율·주식 등 광범위한 자산 가격에 파급된다. 특히 장기국채(10년 이상)에 집중 매각이 이뤄질 경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변동되며 경기 신호(수익률 곡선)에도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ING는 11월 BoE 회의와 예산안 발표 전까지 EUR/GBP 환율이 ‘완만한 파운드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영란은행의 온건한 긴축 속도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스탠스 차이가 반영된 결과다.
전문적 시각: 현재 영국 경제는 임금 상승세 둔화·서비스물가 상승 등 상충 신호가 혼재돼 있다. BoE 입장에서는 지나친 긴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는다면, 금리 동결이 장기화될 경우 ‘정중동’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본회의 이후 공개될 MPC 의사록과 경제예측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주택시장에 관한 세밀한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