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항소법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모더나 mRNA 백신 특허 무효화 시도 기각

런던발 주요 특허 소송에서 화이자(Pfizer)바이오엔테크(BioNTech)모더나(Moderna)의 mRNA 백신 특허를 무효화하려던 시도가 또다시 좌절됐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하급심이 인정한 “모더나 특허 유효 및 침해”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급심인 영국 고등법원(High Court)은 2023년 6월, 모더나가 보유한 mRNA 플랫폼 관련 두 건의 특허 가운데 하나는 유효하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미르나티(Comirnaty) 백신이 이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3월 이후 코미르나티 판매분에 대해 모더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모더나의 두 번째 특허는 “특허성 결여(무효)”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더나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시도했지만 허가되지 않았고, 반대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첫 번째 특허까지도 무효화하기 위해 “모더나의 연구는 선행기술에 비추어 자명하다”는 논리로 상소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 리처드 아널드(Richard Arnold) 항소법원 판사는 “모더나의 해당 특허는 전문가에게도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기술적 진보를 포함한다”고 지적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측 전략은 영국 내에서 결정적 제동이 걸리게 됐다.

판결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해당 특허 청구항은 팬데믹 이전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신규·진보적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며, 피고(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제품이 이를 그대로 활용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은 인체 세포에 항원을 생성하도록 지시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플랫폼으로, COVID-19 팬데믹 기간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 다만 “합성 RNA 서열·지질나노입자(LNP) 운반체” 등 핵심 구성요소가 특허로 보호되어 있어, 글로벌 제약사 간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밖 판결도 엇갈려

이번 기각 결정은 양사 간 국제 소송전의 일환이다. 올해 3월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손해배상을 명령하며 모더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미국 특허심판원(USPTO)은 두 건의 모더나 백신 특허가 무효라고 판단해 진영별 판결이 대조를 이룬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국적 제약사 간 복잡한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구조”를 지적하며, 이번 영국 판결이 북미·EU 지역에서의 라이선스 협상력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향후 변이 대응 백신 및 차세대 플랫폼 기술 개발에서도 유사한 법적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재무적 영향

영국 법원의 확정 판결로 모더나는 2022년 3월 이후 영국 내 코미르나티 매출에 대해 로열티·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구체적 금액은 추후 별도 산정되지만, 수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2025년 실적 가이던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한편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판결 결과를 존중하지만, mRNA 기술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 적절한 특허 보호 범위에 대해 계속해서 법적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짧은 성명을 냈다. 모더나는 “법원이 당사 지적재산권을 재확인했다”며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배경 용어 해설

메신저 RNA(mRNA)는 DNA의 유전정보를 세포 내 리보솜에 전달해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지시하는 분자다. 기존 백신이 바이러스 단백질 자체 또는 비활성화 바이러스를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킨 것과 달리, mRNA 백신은 체내에서 표적 항원을 직접 합성하도록 유도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제작 속도가 빠르고 변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LNP(지질나노입자)로 mRNA를 보호·전달해야 하는 고도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염기서열 변경, 화학적 수식, 전달체 조성 등은 글로벌 제약사가 앞다퉈 특허로 묶어두고 있으며, 각 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이번 사건과 같은 소송전으로 비화한다.


전문가 의견*
현 시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카드로는 1) 상급심 재상고 또는 2) 모더나와의 글로벌 일괄 라이선스 협상이 거론된다. 그러나 영국 대법원으로의 상고 허가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업계는 결국 글로벌 로열티 합의로 귀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본 단락은 번역문에 포함된 원문 정보를 토대로 한 기자의 분석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활용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