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업 고용 심리 약화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런던—영국 기업들의 향후 1년 고용 전망이 지난달 거의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반면, 미래 인플레이션 기대는 2023년 말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란은행(BoE) 설문이 밝혔다다.
2025년 11월 6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금리 추가 인하를 저울질하는 영란은행의 정책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낸다.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커지는 가운데,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하고 있어 통화정책의 균형 잡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란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표결은 근소한 차이로 갈렸고,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머지않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입장에 합류할 수 있다는 신호가 관측되면서, 이달 말 정부 예산안 발표 이후 12월에 정책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영란은행의 ‘결정자 패널(Decision Maker Panel)’ 설문에 따르면, 10월까지 3개월 동안 기업들의 기대 고용 증가율은 -0.1%로, 9월의 0.0%에서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1월(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처음으로 음(-)의 값을 기록한 것이다.
동일한 기간 동안 기업들의 기대 임금 상승률은 3.7%로 소폭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 5개월 중 최고치다. 임금 기대가 고용 기대와 상반된 방향을 보인 점은, 비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기업들은 자체 판매가격의 1년 후 인상률에 대해서는 대체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소비자물가(CPI)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1년 뒤 3%로 예상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분석과 해설
기대 고용 증가율이 -0.1%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평균적으로 기업들이 인력 축소 또는 채용 둔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팬데믹 충격이 정점이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음의 수치가 재현된 점은, 최근의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기대 임금 상승률 3.7%는 인건비 압력이 여전히 완만하나 견조한 수준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해,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이 단기간에 소멸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낸다.
기업들이 자체 가격은 안정적으로 보면서도, CPI는 3%로 예상한 것은, 가계와 경제 전반의 물가가 기업의 직접적인 가격 책정 요인 외부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내비친다. 이는 에너지·원자재·환율·간접세 등 다양한 비용 요인이 소비자 기준 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간접 시그널로 해석된다.
정책 측면에서, 금리 동결이라는 현재의 스탠스는 노동시장 냉각이라는 성장 위험과, 여전히 높게 형성된 인플레이션 기대라는 물가 위험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근소한 표차라는 통화정책위원회의 내부 균형, 그리고 베일리 총재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신호가 더해지며, 12월 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기대가 동시에 커진 상태다. 특히 이달 말 정부 예산안은 재정정책 경로를 가늠하게 해 통화정책 판단에 중요한 배경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핵심 지표 한눈에 보기
– 기대 고용 증가율(8–10월): -0.1% (9월 0.0%에서 하락) — 2020년 11월 이후 첫 음(-)의 값
– 기대 임금 상승률(8–10월): 3.7% — 최근 5개월 중 최고
– 기업 자체 가격 기대: 대체로 안정
– CPI 기대(1년 후): 3% —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용어와 맥락 설명
결정자 패널(Decision Maker Panel, DMP)은 영란은행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기업 대상 설문으로, 기업 현장의 기대·계획·가격·임금·고용 관련 판단을 포착해 정책 판단의 보조자료로 활용한다. 기대 고용 증가율은 기업들이 향후 3개월 또는 1년 범위에서 예상하는 인력 규모 변화를 집계한 값으로, 양(+)의 값이면 채용 확장, 음(-)의 값이면 축소 기대를 뜻한다. 기대 임금 상승률은 향후 임금 인상 압력의 강도를 보여주며, 소비자물가(CPI) 기대는 일반 소비자가격 수준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담는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고용 기대 약화와 임금·물가 기대의 상방 경직성 조합은, 수요 둔화와 비용 압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을 암시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운영의 효율화와 가격 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요구되며, 정책 당국으로서는 성장 훼손 최소화와 물가 안정 사이의 균형을 재확인해야 하는 국면이다.
시장과 실물경제에의 시사점으로는, 첫째, 채용 계획의 재점검과 인건비 구조의 최적화가 과제가 되고, 둘째, 가격 결정에 있어 비용 전가의 속도와 폭을 보수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셋째, 현금흐름과 재무 레버리지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어디까지나 설문이 가리키는 현재의 기대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결과는 향후의 재정·에너지·글로벌 수요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종합하면, 영란은행 설문은 노동시장 냉각과 인플레이션 기대의 점진적 재상승이라는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포착했다. 금리 동결이라는 현 상태는 이러한 상충 신호를 반영한 조치이며, 이달 말 예산안과 12월 통화정책 회의가 다음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과 기업은 지표 간 괴리가 향후 몇 달 동안 어떻게 수렴하는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