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성장주와 고배당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라면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 배당수익률 5% 이상을 제공하면서도 10년 넘게 배당을 끊임없이 늘려온 기업으로는 리얼티 인컴(O), 버라이즌(VZ), 화이자(PFE)가 대표적이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세 기업은 모두 장기간의 배당 성장 이력을 갖추고 있고, 최근 주가 조정으로 인해 배당수익률이 각각 5.5%, 6.1%, 6.8%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배당주 투자에서는 “현재 수익률”과 “미래 성장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리얼티 인컴·버라이즌·화이자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장기 투자자에게 안정적 현금흐름과 지속적 배당 성장이라는 복합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1.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
리얼티 인컴은 월배당(月配當)으로 유명한 리츠(REIT)다. 1994년 상장 이후 무려 131차례, 거의 매 분기마다 배당을 올렸고, 배당 지급 이력은 50년을 넘어섰다.
리츠(REIT·부동산투자신탁)는 부동산 임대수익을 배당 형태로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구조다. 특히 리얼티 인컴은 넷리스(net lease) 계약을 통해 건물 유지·보수·보험·세금 등 변동 비용을 임차인에게 전가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확보한다.
2025년 2분기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15,606개 자산 중 98.6%가 임차 중이며 평균 잔여 임대기간은 9년이다. 장기 임대계약에는 연간 임대료 상승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인플레이션 구간에서도 실질 배당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
“배당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주가가 고점 대비 22% 조정된 현 상황은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리얼티 인컴의 낮은 변동성과 꾸준한 FFO(운영현금흐름) 성장을 근거로, 향후 수년간 연 4% 내외의 배당 증액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 버라이즌(Verizon Communications)
버라이즌은 미국 이동통신 시장을 사실상 3사가 과점하는 구조 속에서 최대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9년 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주가는 약 28% 낮지만, 배당은 18년 연속 상승했다.
무선 서비스 시장 성장세가 과거에 비해 둔화됐음에도, 2025년 2분기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09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대역 인터넷 부문에서는 순가입자 63만 2,000명을 추가해 총매출을 5.2% 끌어올렸다.
버라이즌은 2025년 7월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가이던스를 195억~20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배당지급액을 연환산하면 114억 달러 수준이므로, 잉여 현금으로 배당 유지와 부채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다.
통신 섹터 특유의 방어적 성격에 더해, 6%대 배당수익률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기에 안정적 현금 배당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3. 화이자(Pfizer)
화이자 주가는 2021년 팬데믹 최고점 대비 약 59%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매출 급감과 함께 특허만료(patent cliff)로 인한 매출 공백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특허만료란 제약사가 독점적으로 판매하던 의약품의 물질특허가 만료돼 제네릭·바이오시밀러와 경쟁이 시작되는 현상을 말한다.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최고경영자는 2026~2028년 사이 특허 만료로 연 170억~180억 달러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화이자는 2009년 이후 매년 배당을 인상했고, 현재 6.8%라는 고배당을 제공한다. 2023년 시즌(Seagen) 인수를 포함해 적극적인 파이프라인 확장 전략을 펼치며, 2030년까지 신규 자산에서 연 200억 달러 이상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신규 항암제·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이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화이자는 어려운 3년을 지나 다시금 꾸준한 배당 성장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배당투자 관점에서 화이자 주가는 이미 대부분의 악재를 선반영했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다양한 섹터로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할 경우 배당수익률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용어 깊이 읽기
•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 :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펀드성 법인. 미국 세법상 총이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세제 혜택을 받는다.
• Net Lease(넷리스) : 임차인이 건물 관리·유지비를 부담하는 임대방식으로, 임대인은 임대료를 순수하게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어 현금흐름 예측 가능성이 높다.
• Free Cash Flow(자유현금흐름) :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자본적 지출(CAPEX) 차감 후 보유한 순현금. 배당·자사주매입·부채상환 재원으로 활용된다.
• Patent Cliff(특허절벽) :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집중적으로 몰려 매출이 급감하는 구간을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및 투자 포인트
현재 세 종목 모두 과거 고점 대비 20~60% 하락해 밸류에이션 재조정이 이뤄진 상태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배당 성장 이력이 결합돼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 금리 민감도(리얼티 인컴), 통신 규제 리스크(버라이즌), 신약 개발 성공 여부(화이자) 등 개별 리스크를 고려해 분산 투자와 투자 기간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안정적 현금 배당 + 장기 성장”이라는 두 요소를 동시에 노린다면, 리얼티 인컴·버라이즌·화이자는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예금·채권 외 대안을 찾는 투자자라면 배당주의 상대 매력도를 다시 점검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