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가 9월 17일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실상 공식화됐다. 로이터가 9월 8~11일 실시한 설문에서 총 107명 중 105명*이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올 4분기에 추가 한 차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참고: bp(basis point)는 금리 0.01%p를 뜻하는 금융 용어로, ‘25bp 인하’는 0.25%p 인하를 의미한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고용시장 둔화가 물가 상방 위험보다 더 큰 정책 변수로 부각되면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확실히 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8월 신규 고용이 정체된 데다 지난 3월까지 12개월치 고용통계가 대폭 하향 수정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내 인하 횟수를 종전 전망치보다 늘려 잡기 시작했다. 실제로 금융시장은 이미 9월 인하를 전면 반영(price in)했으며, 불과 몇 주 전 두 차례였던 연내 인하 예상치를 세 차례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은 노동수요가 4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다는 지속적 증거를 확인했다. 지금은 현재의 물가 수준보다 노동시장 방어가 우선”
— 마이클 개펜 <모건스탠리 미국 수석경제학자>
그는 25bp 인하 가능성을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꼽았다.
설문 응답자 가운데 2명은 50bp ‘빅컷’을 점쳤다. 그러나 대체로 점진적 완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정치 변수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의 완고한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트럼프가 지명한 차기 이사 스티븐 미런은 이번 회의 전까지 취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파월 해임 시도로 법정 공방을 겪은 리사 쿡 이사는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시장에서는 일부 이사가 더 큰 폭의 인하나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 의사(dissent)를 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7월 회의에서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먼 이사가 동결에 반대했듯, 정책 의견 일치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지나치게 공격적 완화는 정책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중장기 경로에 대한 기대치는 엇갈린다. 응답자의 60%인 64명은 2025년 말까지 누적 50bp 인하를, 37%는 75bp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전달 22%에서 크게 뛴 수치다.
또한 추가 설문(42명 대상)에서는 “인플레이션 가속” 또는 “물가 상승과 고용 악화의 동시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60% 이상이 ‘예’라고 답했다. 로이터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소 2027년까지 연준 목표(2%)를 상회하고, 실업률은 당분간 4.3%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요약했다.
이날(11일)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역시 전월 대비 상승 가속이 예상된다.
중간값 기준으로 내년(2026년) 추가 75bp 인하가 이뤄질 경우, 연방기금금리는 3.00~3.25% 범위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BofA의 주노 연구원은 “차기 연준 의장이 더 dovish하다면 2026년 하반기에 75bp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며, 차기 의장 임명 과정에서 ‘얼마나, 어디까지 금리를 내릴 의지가 있느냐’가 핵심 질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응답자 76%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 연준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 한눈에 보기】
bp(basis point): 금리 변동 폭을 0.01%p 단위로 나타내는 지표. 25bp는 0.25%p, 50bp는 0.50%p에 해당한다.
Dissent: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부 위원이 다수 의견과 다른 투표 행위를 하는 것. 회의록 공개 시 소수 의견으로 기록된다.
※ 본 기사는 로이터 원문을 전문 번역‧재구성한 것으로, 모든 수치·인용은 원문에 기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