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회의 앞두고 달러 강보합…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에도 유로 혼조

미국 달러화가 이번 주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 회의를 앞두고 변동 폭을 제한하며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특히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본이 경축일로 휴장한 가운데 거래량이 얇아지면서 대부분 통화가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9% 하락한 1.172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한 단계 내린 데 따른 것이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평가다. 피치는 성명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누적된 재정적자, 그리고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유로존 평균을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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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비롯해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캐나다은행(BoC),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 5개국 통화정책회의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18일(현지시간) 발표될 FOMC에서 25bp(0.25%p)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반영하듯 달러 지수(DXY)는 지난주 하락세를 보였으나 15일 오전 97.65포인트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커먼웰스은행의 통화전략가 캐럴 콩(Carol Kong)은 “우리는 연준이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미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제롬 파월 의장이 향후 추가 완화 가능성을 명확히 시사하거나, 점도표(dot plot)가 연속 인하 전망을 뚜렷이 보여야만 달러 약세가 재차 확대될 것”이라며 “만약 연준이 50bp라는 ‘빅 컷’을 결정하더라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언급한다면 달러화는 반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1.3554달러에서 보합권을 형성하고 있고, 호주달러는 0.6652달러 부근으로 10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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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엔/달러 환율은 147.56엔으로 소폭 하락해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속에, 투자자들은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MUFG)는 보고서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하면서 정치적 공백이 커졌고, 이는 최근 엔화 약세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MUFG는 “BOJ가 빠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야 엔화 약세가 반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통화도 큰 변동은 없었다. 뉴질랜드달러는 0.5953달러로 0.03% 하락했고, 역외 위안화(CNH)는 달러당 7.1230위안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Forex Chart

한편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은 14일과 15일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무역갈등 해소 및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매각 시한과 관련한 첫날 협의를 마쳤다. 워싱턴은 자국 및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압박하고 있어, 추후 양국 관계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용어와 배경 설명

점도표(dot plot)는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이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참고 지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에 해당하는 금리 단위로, 25bp는 0.25%p를 의미한다.

달러 지수(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 강세를 의미한다.


전문가 의견: 연준이 예상대로 25bp 인하에 그치고 파월 의장이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되돌림 가능성이 큰 반면, 유로존 재정 리스크 확대와 일본 정치 리스크가 맞물리며 상대 통화 약세가 장기화될 여지도 있다. 다만 물가와 고용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준이 연내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DXY는 95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