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큰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소폭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13% 내린 5,263.17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7% 떨어진 40,271.51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 100 지수도 0.08% 하락해 18,453.22를 기록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11%,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04% 각각 내렸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포지션 축소(롱 리퀴데이션)과 사전 차익 실현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100% 확신하고 있으나, 점도표(dot plot)에 담길 연말 금리 전망(–70bp 인하 기대)이 실제로 반영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초반에는 소비지표 호조와 기술·에너지주 강세에 힘입어 S&P 500과 나스닥 1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돌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 전망치(0.4%)를 상회했다. 이는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
“소비가 뒷받침되는 한 경기 연착륙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건강관리(헬스케어) 섹터는 웰스파고의 ‘비중 축소’ 의견 탓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제지표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8월 제조업 생산은 시장이 예상한 –0.2% 감소 대신 0.2% 증가를 기록했으며, 수입물가(석유 제외)도 0.2% 올라 예상치(0.1%)를 웃돌았다. 반면 9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2년 9개월 최저 수준에 머물러 주택경기 둔화를 시사했다.
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총 68~70bp 인하를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 10월 28~29일 FOMC에서도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84%로 본다. 점도표가 이러한 시장 기대와 불일치할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국채·국제금리 동향
미 국채 10년물(12월물 T-노트)은 2.5틱 상승(가격 기준)해 수익률이 4.026%로 1.2bp 하락했다. 오후 실시된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재입찰*에서 응찰률(bid-to-cover) 2.74배를 기록, 최근 10회 평균(2.59배)을 상회한 점이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 응찰률이 높을수록 매수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유럽채권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금리가 2.693%(+0.1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가 4.639%(+0.6bp)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독일 9월 ZEW 경기기대지수는 37.3으로 예상을 뛰어넘었고, ECB 시무커스 집행위원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목표(2%)에 근접했다”며 추가 인하 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 상승 섹터 — 반도체(+강세): 온세미콘(+3%), 마벨·인텔·마이크로칩(각 +2% 이상), ASML·램리서치·퀄컴(+1% 이상).
에너지(+유가 상승): APA(+6%), 옥시덴털(+5%), 데본·발레로(+3% 이상), 다이아몬드백·할리버튼·코노코필립스·엑슨모빌(+2% 이상), 마라톤페트롤리엄·필립스66·슐럼버제(+1% 이상), 셰브론(+1%).
● 하락 섹터 — 헬스케어(웰스파고 하향): 유나이티드헬스그룹(–2% 이상, 다우 내 최하락), 센틴·웰타워(–2% 이상), UHS·카디널헬스·휴마나(–1% 이상).
개별 종목으로는 데이브앤버스터스가 2분기 조정 EPS 0.40달러(컨센서스 0.89달러) 발표 후 17% 급락했다. 로켓랩은 7억5000만 달러 규모 ATM(시장가) 증자 계획으로 12% 하락했고,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TD 코웬이 ‘매수→보유’로 하향 조정하자 6% 약세를 보였다.
반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월트디즈니가 2% 지분 취득 의사를 밝히며 38% 폭등했다. 블룸에너지는 모건스탠리 목표주가 상향(44→85달러)으로 8% 강세, 퍼거슨은 4분기 매출 서프라이즈(85억 달러, 컨센 84.1억 달러)로 7% 상승했다. 스틸다이내믹스는 3분기 EPS 가이던스(2.60~2.64달러, 컨센 2.58달러) 상향에 6% 뛰었고, 허쉬는 골드만삭스가 ‘셀→바이’로 두 단계 상향(목표가 222달러)하자 4% 급등했다.
용어 풀이 및 해설
점도표(dot plot): FOMC 위원 19명이 익명으로 제시한 연방기금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다. 각 점은 특정 연도 말 예상 금리를 뜻하며, 시장은 이를 통해 정책 경로를 가늠한다.
롱 리퀴데이션(long liquidation): 매수(롱) 포지션을 청산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행위를 말한다. 정책 이벤트 전에는 불확실성 회피 차원에서 자주 발생한다.
ATM 증자(At-the-Market Offering): 기업이 증권거래소에서 시세대로 주식을 순차적으로 발행·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발행 계획이 공시되면 주가 희석 우려로 단기 조정이 잦다.
전망 및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예상대로 25bp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점도표가 연말 추가 인하 여지를 제한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이 경우 단기 금리가 빠르게 반등하며 기술·성장주 랠리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반대로 점도표가 시장 시각과 부합하거나 더 비둘기(완화)적이면, S&P 500이 5,300선을 돌파하며 추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노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교체 시도와 관련해 “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국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주 후반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19일) 등 고용지표가 예정돼 있어, 고용마저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 추가 금리 인하 베팅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