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19일(현지 시각) S&P500지수는 0.48% 오른 5,372.18,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7% 상승한 40,527.31, 나스닥100지수는 0.95% 급등한 20,122.67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선물은 0.50%, 9월물 E-미니 나스닥선물은 0.92% 각각 올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졌다.
2025년 9월 19일,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10월 28~29일 열리는 차기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94%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 연준은 정책금리를 0.25%p 내린 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0.50%p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이 지속될 위험“을 경고하며 과감한 완화에는 선을 그었다.
● 반도체주 랠리 — 인텔 22% 폭등, 엔비디아 5억 달러 투자
이날 증시를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 섹터다. 인텔(INTC)은 엔비디아가 5억 달러를 투자해 PC·데이터센터용 신규 칩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히자 22% 넘게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KLA, ASML,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6% 이상, 마이크론·마벨이 5% 이상 올랐고, ON세미·램리서치는 4%대, 엔비디아는 3%대 상승했다.
“AI·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반도체 밸류체인을 재편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 코멘트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신규 투자로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AMD·ARM 등 경쟁사 주가에 상대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경제지표 — 고용 호조·제조업 반등, 선행지수는 부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1천 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 건 감소해 시장 예상치(24만 건)를 하회했다.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는 8개월 만의 최고치인 23.2로 치솟아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함을 보여줬다. 반면 8월 경기선행지수는 0.5% 하락해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표 호조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135%까지 올라 2주 최고치를 찍었고, 독일·영국 10년물 금리도 각각 2.726%, 4.676%로 상승했다. 채권 약세와 달리 주식시장이 계속 강세를 보인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은 ‘연준이 물가보다 고용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개별 종목 동향
CrowdStrike는 AI 전략과 2027 회계연도 목표치를 발표한 뒤 12% 급등했다. 항체 치료제 업체 89bio는 로슈가 3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자 85% 폭등했다. 반면 팩트셋리서치는 4분기 실적 및 2026년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밑돌아 10% 하락했다.
이외에도 에어로바이러먼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목표주가 300달러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4% 올랐고, CSX는 RBC캐피털이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으로 상향하며 2% 상승했다. 반면 뉴코어는 3분기 실적 전망이 부진해 5% 넘게 내렸으며, 라이브네이션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소송 소식에 2% 하락 마감했다.
◆ 용어 풀이
① E-미니 선물 : CME거래소가 운영하는 전자거래 전용 지수선물로, 표준 선물 계약의 1/5 규모다.
②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 명목채 금리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이로, 시장이 기대하는 평균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③ 파운드리 : 반도체 설계사가 설계한 회로를 대신 생산해 주는 위탁생산 공정·사업을 가리킨다.
● 기자의 시각
연준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음에도, 시장이 ‘연착륙’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고용·제조업 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선행지수가 악화됐다는 점은, 향후 몇 달간 경기 모멘텀이 엇갈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AI 생태계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은 성장주와 가치주 간 괴리를 더욱 키울 수 있다. 투자자는 1) 연준의 실제 정책 경로, 2) 채권금리 상단, 3) 기술주 실적 모멘텀 세 축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