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20일(현지시간) S&P500 지수(▲0.4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37%), 나스닥100 지수(▲0.70%)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동시에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42% 오르고,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8% 뛰어 장-마감 이후에도 위험선호 심리가 지속됐음을 보여줬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의 랠리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촉매가 됐다. 최근 25bp(0.25%p) 인하 결정에 이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점쳐지면서 풍부해진 유동성이 주식으로 향한 것이다.
‘트리플 위치(Triple-Witching)’라 불리는 옵션·선물 동시 만기일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성은 평시 수준에 머물렀다. 이날 만기 도래한 주식·옵션·파생상품의 명목 가치는 약 5조 달러에 달했으나,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13%(▲2bp)로 소폭 상승한 것 외에는 큰 충격이 없었다.
■ 연준 및 중앙은행 발언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닐 카시카리 총재는 “이번 25bp 인하는 적절했다”면서 자신의 점도표(dot-plot)에 연내 추가 두 차례 인하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 둔화와 물가 안정이 동시에 확인되는 만큼 완화적 기조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금리 기대를 보여 주는 연방기금선물(FF) 금리선물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을 92%로 반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센테노 이사는 “유로존 성장률이 잠재력을 밑도는 가운데 물가가 곧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 거시·해외 지표
독일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2.2%로 1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8월 소매판매(자동차 연료 제외)는 전월 대비 0.8% 증가해 5개월 만의 최대 폭을 보였으나, 같은 달 재정적자는 180억 파운드로 5년 만의 최대치였다.
이날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2.748%(▲2.2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715%(▲3.9bp)까지 올랐다. 미 국채는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둔화와 유럽채 시장 약세의 영향으로 하락(가격↓·금리↑) 압력을 받았다.
■ 미‧중 정상 통화 및 틱톡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틱톡(TikTok) 미국 사업권을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에서 미국 투자자 컨소시엄으로 이관하는 ‘프레임워크 합의’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핵심 사안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예고했다.
■ 기업 실적 및 개별 종목 움직임
1) 매그니피션트 세븐(Magnificent Seven) 주도
애플(AAPL ▲3% 이상), 테슬라(TSLA ▲2% 이상),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 ▲1% 이상), 마이크로소프트(MSFT ▲1% 이상), 엔비디아(NVDA ▲0.24%), 아마존닷컴(AMZN ▲0.11%)이 모두 상승해 시장 랠리를 견인했다.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시가총액 상위 7개 대형 기술주를 통칭하는 업계 용어다.
2) 업종·테마별 주요 이슈
오라클(ORCL)은 메타플랫폼스와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에 4% 넘게 올랐다.
클라비요(KVYO)는 모건스탠리의 ‘비중 확대(Overweight)’ 상향과 50달러 목표가 제시에 4%대 상승했다.
코어위브(CRWV) 역시 루프캐피털의 신규 ‘매수’ 의견(목표가 165달러)에 3% 이상 뛰었다.
링컨내셔널(LNC)은 모건스탠리의 ‘비중 확대’(목표가 58달러) 소식 속 3%대 상승했다.
3) 하락 종목
스콜라스틱(SCHL)은 1분기 주당순손실 −2.52달러가 예상치(−2.44달러)를 웃돌면서 12% 급락했다.
헤스 미드스트림(HESM)은 가스 공장 ‘카파(Capa)’ 프로젝트 중단으로 2026~2027년 자본지출 전망을 하향, 10% 이상 빠졌다.
코그니전트(CTSH)는 “트럼프 대통령이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인상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기사를 계기로 4%대 하락했다. H-1B 비자는 미국 IT 아웃소싱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문직 취업비자다.
휴마나(HUM)·레너(LEN)·인텔(INTC)도 각각 별도 악재로 3~4% 내렸다.
■ 용어 설명
• 트리플 위치(Triple-Witching) : 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옵션 세 가지 파생상품이 동시에 만기 도래하는 분기별 이벤트로, 통상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
• E-미니 선물(E-mini Futures) : CME(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계약 단위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 매그니피션트 세븐 :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7개 대표 성장주를 총칭하는 신조어다.
■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중 22%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제시해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3분기 예상 EPS 증가율은 6.9%로, 5월 말 6.7% 대비 0.2%p 개선됐다. 이에 따라 완화적 통화정책과 기업 실적 모멘텀이 결합해 ‘연말 랠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자산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면 성장주·기술주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다.”
— 뉴욕 소재 대형 투자은행 관계자
다만 국채금리 상단 압력, 미·중 갈등, 트럼프 대통령의 Fed 인사 개입 논란 등은 잠재적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 본 기사에 언급된 기업·지수·파생상품 가격은 2025년 9월 20일(미 동부시간) 장 마감 기준이다. 투자 판단은 독자 본인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