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8%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7%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95% 뛰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과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각각 0.50%, 0.92% 상승 마감했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급등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텔이 22% 넘게 급등하며 반도체주 전반을 끌어올렸다.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PC·데이터센터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14%로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 통상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정적이지만, 시장은 ‘연준이 결국 성장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더 크게 반영했다.
용어 해설※
•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 금리 변화를 표시하는 최소 단위로 0.01%p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25bp 인하’는 금리를 0.25%p 낮춘다는 뜻이다.
• E-미니 선물 :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개인투자자도 활용하기 쉽도록 계약 규모를 줄인 상품이다.
• 필라델피아 연은(Philly Fed) 제조업지수 : 미국 동부 지역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0 이상이면 확장을 뜻한다.
주요 지표 및 연준 정책 신호
연준은 전날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50bp를 더 낮추겠다고 시사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
물가 상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면서도, 노동시장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경제 지표는 혼조세였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1천 건으로 전주 대비 3만3천 건 감소해 시장 전망(24만 건)보다 양호했다. 반면 8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5% 하락해 넉 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선물에 따르면 오는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추가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94%로 집계됐다.
해외 증시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1.62% 급등해 3주 반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1.1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5% 하락해 10년 신고가를 반납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를 4.00%로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금리 인하는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26%로 2주 최고치,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76%로 1주 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시장
12월 만기 10년물 미 국채선물은 4.5틱 하락하며 2주 최저치로 밀렸다. 미 국채시장은 견조한 고용지표와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 서프라이즈 호조에 매도 압력을 받았다.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브레이크이븐 레이트)이 2.408%로 2주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채권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백악관과 연준 독립성 갈등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셸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이사(CEA)의 이중직 논란 등이 불거지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금리 변동성 확대를 초래했다.
종목별 주요 변동
반도체 – 인텔(INTC)은 엔비디아 투자 소식에 22% 폭등, S&P500과 나스닥100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KLA,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마이크론, 마벨 외 온세미, 램리서치, 글로벌파운드리, NXP 등도 2~6%대 급등세를 보였다.
소프트웨어 –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는 AI 전략과 2027 회계연도 가이던스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12% 이상 상승했다.
바이오 –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35억 달러(주당 14.50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89바이오(ETNB)는 85% 폭등했다.
방산 – 에어로바이런먼트(AVAV)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의견 ‘매수’·목표가 300달러로 신규 커버리지하면서 4% 이상 상승했다.
보험 – 올스테이트(ALL)는 8월 재해 손실이 전월 대비 8.7% 감소한 1억6,800만 달러로 발표돼 4% 이상 올랐다.
물류 – CSX는 RBC캐피털마켓이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으로 상향, 목표주가 39달러 제시 후 2% 이상 상승했다.
컨설팅 – 팩트셋리서치(FDS)는 4분기 조정 EPS가 4.05달러로 컨센서스(4.15달러)에 미달했고 2026년 가이던스도 부진해 10% 이상 급락, S&P500 내 최대 하락 종목이 됐다.
외식 – 다든 레스토랑(DRI)은 2026년 조정 EPS 가이던스(10.50~10.70달러)가 예상치를 밑돌아 7% 급락했고, 크래커배럴(CBRL) 역시 2025년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며 7% 넘게 하락했다.
철강 – 누코어(NUE)는 3분기 EPS 전망치를 2.05~2.15달러로 제시, 시장예상(2.59달러)을 크게 하회하며 5% 빠졌다.
음악·공연 – 라이브네이션(LYV)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7개 주가 티켓마스터의 ‘봇’ 관리 실패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2% 이상 약세를 보였다.
실적 발표 캘린더
19일 장 마감 후 C&F파이낸셜(CFFI), 루이지애나-퍼시픽(LPX), 패스워드 파이낸셜(CASH)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진 관전 포인트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두 개의 책무를 조율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이번 결정은 ‘높은 물가에도 불구, 경기 방어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장기 금리 상승·주가 랠리라는 비전통적 조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채 금리가 4%대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차 부각될 수 있어, 기술주·성장주 편향 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인 투자자는 분산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엔비디아의 ‘통 큰 투자’로 모멘텀을 재확인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만큼 공급망·수요 사이클과 미·중 기술 갈등 등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 2025 Barchart,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자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