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 “물가 2% 넘는 한 금리 인하 서두를 이유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권자인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동안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서둘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그의 발언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슈미드 총재는 이날 “정책을 변경하려면 매우 명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현재 수준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최근 물가 수준이 “2%보다는 3%에 더 가깝다”고 지적하며

마지막 1마일(last mile)의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이 특히 어렵다

고 진단했다. 이는 연준이 물가 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적인 인내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동시장 평가

슈미드 총재는 노동시장에 대해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는 견조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1, 2분기에는 다소 냉각 징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낙관적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민(immigration) 증가가 노동공급에 변화를 주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어 그는 “현재 정책이 실질적으로 제약적(restrictive)인지 보여주는 데이터를 찾고 있다”며 “단기금리를 낮출 경우 인플레이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신뢰·내부 인사 발언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한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슈미드 총재는

“쿡 이사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9월 FOMC까지 “아직 확인해야 할 데이터가 많다”고 전제했다. 동시에 “금융시장 및 신용 스프레드가 양호한 상태”라며 급박하게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주택금융과 관련해서는 “모기지 신청 절차를 간소화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언급했다.


전문가 시각: ‘마지막 1마일’의 의미

1 ‘마지막 1마일’이란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남은 마지막 고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최종 단계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더 길고 강한 긴축이 필요하다. 이는 정책 효과의 시차(time lag) 때문인데, 금리 인상 이후 가계·기업이 실제로 소비와 투자를 줄이기까지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이 섣불리 완화로 선회할 경우, 아직 체계에 흡수되지 않은 누적 상승 요인이 고물가를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슈미드 총재가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발언은 채권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뒤로 밀릴 경우,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재차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원자재·신흥국 통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물가 안정을 위한 신뢰가 유지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실제로 ‘확실한’ 데이터가 확보될 때까지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데이터 주도(data dependent)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요 용어 해설

• 기준금리(Federal Funds Rate) : 미국 은행 간 초단기(하루짜리) 자금을 빌려주는 금리다. 연준이 이 금리를 목표 범위로 제시하면, 금융기관은 실제 거래에서 그 범위 안에서 자금을 주고받는다.
• 인플레이션 목표제(Inflation Targeting) :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일정 범위로 맞추기 위해 금리 정책을 운용하는 체계다. 연준의 공식 목표는 연 2%다.
• 스프레드(Spread) : 같은 만기를 기준으로 국채와 회사채 등 위험 수준이 다른 채권 간 금리 차이를 뜻한다. 신용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오는 9월 FOMC까지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고용보고서, ISM 제조업·서비스업 지수 등 핵심 선행·동행 지표가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지표들이 목표 수준에 얼마나 근접하는지가 연준의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E 물가가 연준의 선호 지표라는 점에서, PCE 상승률이 3% 초반에서 빠르게 둔화될지 여부가 ‘마지막 1마일’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연준 내부의 매파(hawk)·비둘기파(dove) 구도가 어느 정도 재편될지도 관심이다. 슈미드 총재가 “현재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데이터 확인’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다른 위원들의 유사 발언이 이어질 경우 ‘연준 합의’가 더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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