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2% 오른 5,198.14포인트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60% 오른 18,760.37포인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0.29% 상승한 39,803.26포인트를 나타내며 강세 흐름에 합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500은 0.51% 상승, 9월물 E-미니 나스닥은 0.59% 상승해 현물지수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E-미니 선물은 정규 지수 선물의 거래 단위를 5분의 1로 축소한 상품으로, 개인투자자와 기관 모두가 유동성 지표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채권 금리 하락과 연준 회의 기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bp(1bp=0.01%p) 내린 4.03%로, 채권 가격 상승이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시장은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도 5%가량 가격에 일부 반영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말까지 총 75bp 인하가 단행돼 연말 연방기금금리가 3.63%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빅테크 강세 vs 반도체주는 혼조
개별 종목별로는 테슬라(TSLA)가 5% 넘게 급등하며 나스닥100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약 10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알파벳(GOOGL)은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3%대 상승했고, 애플(AAPL)·아마존(AMZN)·마이크로소프트(MSFT)·메타(META)도 0.3~1.5%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엔비디아(NVDA)는 1%대 하락했다. 중국 당국이 2020년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이 있었다고 판정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 역시 중국의 특정 반도체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발표 이후 2% 넘게 하락했다.
약세를 보인 경제지표와 중국발 변수
미국 뉴욕연방은행이 발표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8.7로, 전월 대비 20.6포인트 하락하며 세 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치(+5.0)를 크게 밑돌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지만, 동시에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됐다.
중국에서도 부정적 데이터가 이어졌다.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로 예상치(5.6%)를 하회했고, 소매판매 증가율도 3.4%에 그쳐 컨센서스(3.8%)에 못 미쳤다. 실업률은 5.3%로 석 달 연속 상승했고, 신규 주택가격은 27개월 연속 하락(-0.3% m/m)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로 연결됐다.
이번 주 주요 일정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17~18일(현지시간) 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돼 있다. 17일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자동차 제외 0.4%) 증가가 전망되며, 제조업 생산은 0.3% 감소로 예측된다. 9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3으로 한 계단 상승이 예상된다. 18일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23,000건 감소한 24만 건이 전망된다.
해외 증시·채권 동향
유럽 스톡스50 지수는 0.96%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6%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경로의 날’ 휴일로 휴장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94%로 2.1bp 내렸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33%로 3.8bp 하락했다.
한편 영국 피치레이팅스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하며 정치적 불안과 부채 증가를 이유로 제시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 코허는 “통화완화 사이클이 사실상 막바지에 도달했다”며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용어·지표 설명
E-미니 선물은 CME가 소액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지수선물로, 정규 S&P500 선물 계약 단위(250배) 대비 1/5 규모(50배)다.①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p를 뜻해, 25bp 인하는 0.25%p 인하와 같다.② FOMC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기구로, 연 8회 열리며 기준금리·경기전망을 발표한다.③
전문가 시각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기술주와 소형 성장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자산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망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그리고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다.
필자는 미국 고용과 소비 지표가 견조함을 유지하는 한, 연준이 연내 세 차례(총 75bp) 이상의 공격적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시장 기대와 유사한 속도로 인하 사이클이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① Chicago Mercantile Exchange
② Basis Point
③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