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약세와 글로벌 외환시장 동향
달러지수(DXY)는 2025년 9월 16일(현지시각) -0.69% 하락하며 2.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일 회의 종료 직후 연방준비제도(Fed)의 25bp(0.25%포인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게 반영하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의 핵심 요인은 두 가지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정책 금리 하락 기대가 달러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독립성 약화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 Fed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재직 중인 스티븐 미런이 Fed 이사직을 concurrently 맡으려는 움직임 등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 경제 지표: 소매·제조 부문 서프라이즈
달러 낙폭은 다소 제한되었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0.2%)를 상회했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나 기대치(0.4%)를 웃돌았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해, -0.2% 감소 전망을 뒤집고 ‘깜짝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9월 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2.75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해 주택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생시장에선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00%로, 50bp 인하 확률을 5%로 반영하고 있다. 10월 28~29일 차기 FOMC에서도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84%로 가격에 내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68bp 인하(정책금리 4.33%→3.65%)를 전망한다.
“연말까지 세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다”는 월가 컨센서스가 힘을 얻고 있다.
유로 강세: ECB와 연준의 ‘디버전스’
같은 날 유로/달러(EUR/USD)는 0.88% 상승하며 4년래 최고치로 올라섰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반면, 연준은 ‘3차례 인하’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ECB 정책위원인 게디미나스 심쿠스는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도 2% 수준에 근접해 있어 인하 순서가 거의 끝에 왔다”고 밝혀 매파(긴축 선호)적 뉘앙스를 재확인했다. 스와프 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로만 반영하고 있다.
유로존 경제지표는 혼조세였다.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 0.4%에 못 미쳤다. 그러나 2분기 노동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해 1분기(3.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독일 9월 ZEW 경기전망지수는 37.3으로 2.6p 올랐다.
엔화 랠리: 정치·경제 변수 결합
달러/엔(USD/JPY)은 -0.69% 하락하며 엔화가 3.5주 만의 최고가로 올랐다. 일본 7월 3차산업활동지수는 0.5% 상승해 0.1% 상승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경기 회복 기대를 불렀다. 여기에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LDP(자민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정 확장에 우호적이고 일본은행(BOJ) 정책 독립을 존중할 인물이라는 평가가 엔화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금·은 가격: 달러 약세와 안전자산 수요
12월물 금 선물은 0.16% 상승해 사상 최고가인 3,698.60달러(최근월물 기준)를 경신했다. 은 가격은 -0.10% 하락했으나, 산업용 수요 기대 덕분에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달러지수 급락과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는 귀금속에 우호적이다. 정치 불확실성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뱌이루 총리가 의회 불신임안 통과로 사퇴했고, 일본 이시바 총리도 지방선거 참패 후 물러나면서 프랑스·일본 모두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ETF 자금유입도 지속된다. 지난주 금 ETF 보유량은 2.25년래 최대, 은 ETF는 3년래 최고로 늘었다. 펀드 매수세가 현물 가격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 진단 및 용어 해설
• DXY(달러지수):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다.
• FOMC: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회 정례회의를 연다.
• 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p를 뜻하며, 25bp는 0.25%p다.
• 스와프 시장 확률: 금리선물·이자율스와프 가격을 통해 추정한 정책금리 변동 기대치를 말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약세는 더 깊어질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유로, 엔, 금 비중 확대를 조언한다. 다만 미국의 소매·제조지표가 연이어 ‘서프라이즈’를 기록함에 따라, 긴축→완화 전환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2025 Barchart / Nasdaq.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