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9일(현지시간) -0.20% 하락하며 전날 기록한 1.5주 최저치 위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기조가 이전보다 완화적(dovish)으로 기울 것이라는 기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2025년 8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을 애드리아나 쿠글러(Adrianna Kugler) 이사의 공백을 메울 연준 이사(Fed Governor) 대행으로 지명했다. 미런은 현재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그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한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더 낮은 금리’ 요구와 궤를 같이한다.
주식시장의 강세 역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줄였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10년 만기)이 오르면서 달러 낙폭은 일정 부분 제한됐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연준은 물가 안정 목표 달성에 미흡하다”며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정책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고 밝혀 다소 매파적(hawkish) 뉘앙스를 드러냈다.
관세정책·통화정책 전망
관세 부문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7일 선언했다. 단, 기업이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증명하면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반도체를 장착한 전자제품에도 별도 세금을 매기고,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의약품 수입 관세를 앞으로 1주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Bloomberg Economics에 따르면 모든 관세가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뛰어오르게 되며, 이는 2024년(2.3%) 대비 크게 상향된 수치다.
연방기금(Fed Funds) 선물 가격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이어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같은 폭의 인하 가능성을 61%로 평가한다.
주요 통화 동향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12% 하락했다. 유로존은 트럼프발 관세정책이 성장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미·러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설이 보도되며 낙폭은 제한됐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9%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 환율은 +0.39% 상승, 엔화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관세정책이 일본 수출 의존 경제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일본 6월 가계지출 증가율이 +1.3% y/y로 시장 예상(+2.7%)에 크게 못 미친 점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한편 일본은행(BOJ) 7월 30~31일 회의 의사록에서는 “미 관세 충격 여부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인상 검토”라는 의견이 제시돼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7월 에코워처 조사 전망지수는 47.3으로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귀금속 시장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37.60달러(+1.09%) 급등하며 3.5개월 만의 최고가를, 9월물 은 선물은 +0.248달러(+0.65%) 올라 2주 만의 고점을 각각 기록했다. 달러 약세가 귀금속 가격을 지지한 가운데, 미런 지명 소식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도 ‘가치 저장 수단’ 수요를 자극했다.
또한 미 세관국경보호청(CBP)이 스위스산 1kg·100온스 금괴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며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장 마감 후 “금괴 수입엔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정하면서 금값은 시간외 거래에서 온스당 30달러 이상 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7월에 6만 트로이온스의 금을 추가 매입해 9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동시에 금 ETF 보유량은 8일 기준 2년래 최고, 은 ETF 보유량은 3년래 최고를 각각 경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성장 전망을 위협하고, 우크라이나·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귀금속이 여전히 ‘안전자산’ 매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어 설명 및 전문가 시각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로, 유로화 비중이 약 58%에 달한다. 따라서 유로·달러 흐름이 지수 변동에 큰 영향을 준다.
페드펀드선물은 미국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의 향후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 파생상품으로, 시장의 금리 인하·인상 기대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예컨대 90% 인하 확률은 시장참가자 10명 중 9명이 ‘9월 인하’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기자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세와 미런 지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재상승 및 연준의 정책 딜레마를 동시에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는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미런과 같은 비둘기파 인사가 연준 의사결정에 가세할 경우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달러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금·은 등 실물자산은 체계적 위험 헤지 수요에 힘입어 추세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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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 작성 시점(2025년 8월 9일) 현재, 필자 Rich Asplund는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간접적으로 보유 포지션이 없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