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로이터)—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한국시간) 새벽 마치는 9월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공개할 결과는 세 가지 핵심 메시지를 담을 전망이다. 첫째, 고용시장 둔화를 얼마나 반영했는지, 둘째,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싼 내부 분열이 어느 정도인지, 셋째, 신임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 이사의 합류가 결정 과정에 정파적 색채를 불어넣었는지 여부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본래 정치적 공방에서 비켜서 있어야 하지만, 최근 워싱턴의 극심한 양극화 속에서 점차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한 위원들이 기후변화·인종 형평성 등의 “부적절한 영역”에 연준을 끌어들였다고 비판하며, 2024년 대선 국면에서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는 이유로 공격한다. 반면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Lisa Cook) 이사의 해임 시도, 제롬 파월 의장 교체 압박, 그리고 백악관 경제자문직에서 휴직해 급히 인준된 미런 이사 임명 등을 들어 공화당이야말로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맞받고 있다.
쿡 이사(2022년 취임)와 미런 이사는 모두 상원에서 단 한 표 차로 통과됐다. 이는 최근 연준 인준 표결이 점차 정당별로 갈라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회의 결과는 미 동부시간 18일 2시(한국시간 18일 새벽 3시)에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현 4.25∼4.50%에서 4.00∼4.25%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범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유지돼 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수입관세가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경기 둔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기 전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고, 이에 따라 연속적인 금리 인하로 중립 수준에 접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금리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 왔다.
최근에는 고용시장이 눈에 띄게 약해지자, 일부 위원들은 실업률 급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완만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멀리 갈 것인가’를 놓고 의견 차가 큼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반대 투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미런 이사와 함께 지난여름부터 물가 위험이 줄고 고용이 약해졌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계 인사 크리스 월러(Chris Waller) 이사,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부의장은 0.50%포인트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사람은 7월 29~30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이미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 후임 후보 11인 명단에 포함돼 있다.
■ “세 갈래 반대 가능성”
투자사 III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카림 바스타(Karim Bast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데이터만 놓고 보면 0.25% 인하는 정당하지만, 만약 미런이 투표에 참여한다면 동시에 세 방향의 반대, 즉 동결·0.25% 인하·0.50% 인하가 모두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임 미런 이사는 9월 16일 선서했으며, 임기는 2026년 1월 31일까지지만 우선 남은 4개월 동안 9월·10월·12월·내년 1월 회의에 참여한다. 행정부는 그가 이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직으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쿡 이사를 성공적으로 해임하지 않는 한, 혹은 다른 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그는 7명의 연준 이사 중 한 석을 차지하는 미런의 임시 자리를 파월 후임 지명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의장 임기를 마치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 말까지 남아 있다.
■ ‘도트플롯’ 전망 분열
미런이 이번 회의에서 경제전망치를 제출하면, 그 견해는 연준이 발표하는 ‘도트플롯(dot plot)’에도 포함된다. 도트플롯은 FOMC 위원 개개인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경로를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연준 내부의 향후 정책 밑그림을 가늠한다.
지난 6월 공개된 도트플롯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성장 정체) 우려 속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위원들이 양분돼 있음을 보여줬다. 당시 중앙값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질 것을 가정해 금리 하향 속도를 완만하게 수정했지만, 전체 19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전혀 없을 것으로, 10명은 두 차례 이상 인하를, 2명은 한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
이번에 공개될 경제전망 요약(SEP)은 그 미세한 변화까지 낱낱이 해부될 것이며, ‘미런의 점’이 트럼프식 초저금리·경제 낙관론과 일치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사들과 조화를 이루는지가 정파성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향후 경로에 주목
9월 인하 이후 시장은 10월·12월 회의에서도 각각 0.25%포인트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내년 속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과 신규 전망치는 연준이 지금부터 연속적 인하를 염두에 두는지, 혹은 다음 지표를 보며 ‘회의별 결정’을 지속할지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Michael Feroli)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런 이사가 이번 회의에서 더 큰 폭의 인하를 요구하며 관례상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중앙값 전망도 6월의 두 차례 대신 세 차례 인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비둘기파가 반대 의견을 내더라도 의사록이나 성명서 문구에 큰 영향을 주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용어 해설: ‘도트플롯’(Dot Plot)※
‘도트플롯’은 FOMC 정례회의마다 발표되는 그래프다. 각 위원이 예상하는 통화정책금리를 점(dot)으로 표시해 ‘점의 구름’을 만든다. 중앙값(Median)과 분포를 통해 위원별 시각 차이와 전반적 추세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월가와 학계는 이를 ‘연준 내부 지도’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