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파 발언에 힘입어 뉴욕증시 최고치 경신…주택지표·기업실적도 상승 동력

미국 증시가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정오 무렵,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18% 오른 5,9xx선에서, 나스닥 100 지수는 0.17% 상승한 18,xxx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8%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12%,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0.17%씩 올랐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의 완화적 메시지와 긍정적인 경제·실적 지표를 근거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bp 내린 4.42%까지 밀려, 채권 수익률 하락(가격 상승)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전날 저녁 “7월 29~30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적 촉매였다.

월러 이사는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물가가 목표치 근처로 내려왔고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제한적인 만큼, 노동시장이 악화되길 기다릴 필요 없이 선제적으로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시장 전반에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확산시켰다. 실제로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7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로, 뒤이어 9월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하고 있다. “비둘기파 전환”은 통상 성장주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주택 지표: 예상 뛰어넘은 착공·허가

미국 6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4.6% 증가한 132만 1,000채(연율)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130만 채)를 상회했다. 같은 달 건축 허가는 0.2% 증가한 139만 7,000건으로, 당초 0.5% 감소를 예상했던 컨센서스를 뒤집었다. 주택 경기는 내구재·금융·건설 등 연관 산업 파급 효과가 큰 만큼, 경기 선순환 기대를 키우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편 독일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 대비 1.3% 하락해 9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로존 5월 건설생산도 2년 반 만에 최대폭(-1.7% m/m) 감소했으나, 채권시장은 ECB가 7월 24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 정도만 반영하고 있다.


무역 변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카드

거래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0여 개국에 10~15%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부담을 줬다. 그는 또 유럽연합·멕시코산 수입품에 30%, 캐나다 일부 품목에 35%, 구리 반제품에 50% 관세를 선언했으며, 제약회사에 대해서는 최대 200%의 징벌적 관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관세 인상은 공급망 재편과 수입가격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소지가 있다. 그럼에도 이날 채권금리 하락과 기업 실적 호조가 관세 우려를 상쇄하며 주가 방향성을 ‘상승’ 쪽으로 유지했다.


기업 실적: 금융주와 대형주 깜짝 호조

어닝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대형 은행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2분기 S&P 500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3.2%로, 시즌 전 예상(2.8%)을 상회한다. 그러나 11개 섹터 중 6개 섹터만이 전년 대비 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업종 간 ‘양극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주요 종목별로는 Talen Energy가 35억 달러 규모의 가스 발전소 인수 소식에 18% 급등했고, Interactive Brokers는 순이자수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며 9% 이상 올랐다. 반면 Sarepta Therapeutics는 임상 환자 사망 이슈로 14% 폭락했다.

그 외 ▲Norfolk Southern(인수설) ▲Abbott Laboratories(투자의견 상향) ▲Charles Schwab(순수익 호조) 등이 2~3%대 상승세를, ▲Elevance Health ▲Netflix(연간 이익률 가이던스 하향) ▲3M(매출 전망 하향) 등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채권·물가 기대

미 국채시장에서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 기대(Breakeven Inflation)는 2.45%로 4.75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은 명목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실질금리를 뺀 값으로, 향후 10년 평균 기대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다. 상승은 물가 재가열 우려를 시사하지만, 이날은 월러 이사의 발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금리가 2.695%로 2bp 상승했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4.68%까지 올라 1개월 반 만의 최고치다. 이는 유로존 건설·제조 지표 부진 속에서도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7월 29~30일 FOMC 회의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시행 세부안 ▲글로벌 경기지표 및 기업 실적 발표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 예정인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61.5로 개선(전월 60.7)될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18일 예정된 주요 실적 이벤트로는 3M·아메리칸 익스프레스·슈람버제·리전스 파이낸셜 등 1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모멘텀과 정책 기대가 블렌딩되는 구간”이라며 “금리 ‑ 실적 ‑ 무역 변수 간 힘겨루기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용어 설명

1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 인상·인하 여부를 정한다.

2 E-미니 선물: CME가 거래하는 소액 S&P·나스닥 지수 선물계약으로, 대형 계약(S&P 500 선물) 대비 계약 단위가 5분의 1 수준이다.

3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reakeven Inflation): 명목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빼 산출하며, 물가 기대지표로 활용된다.

4 비둘기파·매파: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쪽을 ‘비둘기’, 긴축을 선호하는 쪽을 ‘매’로 비유해 부르는 시장 용어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기사 작성일 현재 필자인 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 보유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