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동향] 미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17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쏠리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이미 25bp(1bp=0.01%p) 금리 인하를 100% 반영하고 있으며, 발표 직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날 향후 통화정책 경로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18785달러로 4년 만의 최고치를 업데이트한 뒤 1.1858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파운드/달러는 1.3649달러로 2개월 반 고점을 유지했고, 달러 인덱스는 96.686까지 밀려 7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전망과 시장 기대
시장전문가들은 25bp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향후 한 해 동안 총 67.9bp의 추가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ING는 “만약 50bp 전격 인하가 단행되면 그 자체가 충격파를 주기 때문에 파월 의장은 다소 매파적(hawkish)인 톤을 구사해도 시장의 해석은 여전히 완화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독립성 논란
이번 회의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파견됐던 신임 연준 이사가 첫 참석했고, 리사 쿡 Fed 이사는 해임 소송에서 연방항소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자리를 지켜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노동시장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어, 필요하다면 10월·12월에도 25bp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 — 토니 시카모어 IG 애널리스트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가 소문에 사자·결과에 팔자(buy the rumour, sell the fact) 양상으로 전개되더라도, 연속 인하 전망이 이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지표
전일 발표된 8월 미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부담과 고용 둔화 위험이 소비 모멘텀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엔화·일본 정치 변수
엔/달러 환율은 146.22엔까지 내려 한 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20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10월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에 따라 중장기 통화정책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채권 시장을 담당하는 하우 청 완 프린시펄 자산운용 본부장은 “일본은행은 선거 전에는 움직이기 어렵다”면서 “차기 금리 인상 시기가 2026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용어 풀이
1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 변동 단위로 0.01%포인트를 뜻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다는 의미다.
2 Buy the rumour, sell the fact란 소문이 돌 때 미리 매수한 뒤, 실제 이벤트가 확인되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투자 전략을 가리킨다.
전문가 시각
기자는 금리 인하 자체보다 파월 의장의 문장 하나하나가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이 통화정책 기대뿐 아니라 미 재정 불안, 정치적 불확실성 등 다층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이란 원론적 문구를 강화할 경우 달러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예상을 뛰어넘는 소비·고용 회복 전망이 제시된다면 일시적 되돌림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