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주식 급등·채권 수익률 하락, S&P 500·다우·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를 등에 업고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현지 시각) 정오 무렵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6%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1% 올랐으며, 나스닥100 지수 역시 0.47%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S&P 500·나스닥 선물도 각각 0.64%, 0.50% 오르며 강세장을 예고했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랠리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한 데 따른 것이다. 국채시장에서는 10년 만기 수익률이 장중 3.99%까지 떨어져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주택 관련주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 고용지표 쇼크가 투심을 결정적으로 움직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초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만7,000건 증가한 26만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23만5,000건)와 큰 괴리를 보였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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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7월(2.7%)보다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로 두 달 연속 동일했다. 물가가 예상 범위에 머무른 가운데 고용 둔화 신호가 겹치면서 “9월 FOMC에서 최소 25bp(0.25%p) 인하”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굳어졌다.


▶ 연준 정책 기대치 변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100% 확률로 25bp 인하, 12% 확률로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어 10월 회의에서도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100%로 가격에 담았다. 연말 기준 연방기금금리는 현행 4.33%에서 3.60%까지 73b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변수로 떠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리사 쿡 Fed 이사를 해임하려 했으며, 스티븐 미런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이 백악관 직을 유지하며 Fed 이사직을 겸임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유럽 Stoxx 50 지수는 0.47%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주 만에 최고치로 1.65% 올랐다. 일본 니케이225는 1.22% 뛰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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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견된 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동결했다. ECB는 “물가가 중기 목표(2%) 근처에 있으며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이 종료됐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2025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상향, 근원 물가 전망치는 2.4%로 유지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62%로 1bp 상승한 반면,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주 저점인 4.596%까지 밀렸다.


▶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 업종이 랠리를 주도했다. 시티그룹이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상향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가 9% 넘게 급등, 램리서치(LRCX·6%↑),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3%↑), KLA(KLAC·2%↑)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ARM(ARM), ASML(ASML)도 1% 이상 상승했다.

금리 하락 수혜주인 주택 건설주도 강했다. 10년물 금리 급락으로 모기지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빌더스퍼스트소스(BLDR)가 5% 뛰었고, 펄티그룹(PHM), 레나(LEN), DR호튼(DHI), 톨브라더스(TOL)이 2% 이상 올랐다.

센틴(CNC)은 연간 조정 EPS 전망을 1.75달러로 제시, 컨센서스(1.64달러)를 웃돌며 12% 급등해 S&P 5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드론 업체 레드캣(RCAT)은 자사 블랙위도우 시스템이 나토 조달 카탈로그에 등록됐다는 소식에 25% 폭등했다.

옥스퍼드 인더스트리스(OXM)는 2분기 조정 EPS가 1.26달러로 예상치(1.18달러)를 넘어 24% 상승했다. 레볼루션 메디신스(RVMD)는 췌장암 치료제 다락손라십의 1상 시험에서 유망한 초기 데이터를 발표하며 14% 올랐다.

아울러 셀시어스 홀딩스(CELH)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 72달러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2% 상승했고,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MO)은 바클레이즈의 ‘비중 확대’ 의견에 2% 올랐다. 애틀라시안(TEAM)도 구겐하임의 매수 의견에 1% 이상 상승했다.


▶ 약세 섹터

WTI 유가가 2% 가까이 빠지면서 에너지주가 압박을 받았다. APA, 옥시덴털(OXY), 데번(DVN), 다이아몬드백(FANG)이 1% 이상 밀렸고, 코노코필립스(COP)는 0.92% 하락했다.

또한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에어스트 그룹이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리자 2% 넘게 떨어져 나스닥100 내 낙폭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NFLX)는 최고제품책임자(CPO) 김 모씨의 사임이 알려지며 2% 하락했다.


▶ 채권·외환·원자재 시장 동향

12월물 10년 만기 T-노트 선물은 6틱 상승했으며, 현물 10년물 수익률은 3.992%까지 내려갔다. 다만 주식시장 랠리와 119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30년물 220억 달러 포함)은 채권 강세를 제한했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금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 둔화로 소폭 하락했다. WTI 원유 10월물은 공급 과잉 우려가 재부각되며 배럴당 2%가량 밀렸다.


▶ 용어 풀이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하는 재화·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물가지표로, 인플레이션 추세를 판단하는 핵심 척도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의사결정 기구로, 금리·양적완화(QE) 등 주요 정책을 매 6~8주마다 회의에서 결정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미국 고용 시장의 체감 온도를 보여주는 주간 지표로, 숫자가 늘어나면 고용 둔화 우려가 커지고 반대이면 경기 개선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장 마감 후 어도비(ADBE)·크로거(KR)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변동성 확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