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뉴욕 증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를 바탕으로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2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100 지수 모두 동반 상승하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0.85% 오른 5,264.78에 마감했고, 다우 지수는 1.36% 상승한 40,829.44, 나스닥100 지수도 0.60% 뛰어 19,942.87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81%,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0% 각각 상승하며 장중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노동시장 냉각 신호와 물가 둔화채권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주식 랠리의 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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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가 공개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연속 증가해 26만3,000건(전주 대비 2만7,000건 ↑)을 기록,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장 예상치 23만5,000건을 크게 웃돈 결과다. 같은 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해 7월(2.7%)보다 높아졌으나, 근원 CPI(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1%로 변동이 없었다. 이는 월가 전망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3.992%까지 떨어지며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12월물 미 국채선물(ZNZ5)은 2.5틱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지표를 근거로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p) 인하를 100% 확신하고 있으며, 50bp 인하 가능성도 9%로 반영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총 72bp가량의 추가 인하를 점치는 분위기다.


해외·유럽 시장 동향

해외 증시도 우호적 흐름을 이었다.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0.47%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주 최고치로 1.65%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2% 뛰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금리 측면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견된 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동결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락) 국면이 종료됐다”며 사실상 추가 인하 종료를 시사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57%(+0.5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주 최저치인 4.606%(-2.6bp)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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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 급등이 두드러졌다. 시티그룹이 목표주가를 150달러→175달러로 높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가 7% 넘게 상승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전반을 견인했다. 램리서치(LRCX)·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도 4~7% 올랐고, KLA·온세미컨덕터·ASML·ARM·NXP·글로벌파운드리·퀄컴이 1~3% 상승했다.

10년물 금리 급락은 주택 건설주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모기지 금리 하락 기대감에 빌더스퍼스트소스(BLDR) 4%↑, 풀티그룹(PHM)·레너(LEN)·DR호튼(DHI)·톨브라더스(TOL)이 2% 이상 뛰었다.

인수·합병(M&A) 뉴스도 시장을 달궜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인수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가 28% 폭등해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오라클(ORCL)은 래리 엘리슨 회장이 WBD 매각에 우호적이라는 보도 탓에 6% 하락했다.

이 밖에 레드캣홀딩스(RCAT) 30%↑, 옥스퍼드인더스트리(OXM) 26%↑, 레볼루션메디슨스(RVMD) 13%↑, 센틴(CNC) 9%↑ 등이 강세를 보였다. 샤당 공모를 발표한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RNA)는 11% 급락했고, 보잉(BA)은 777X 인증 지연 우려로 3% 넘게 떨어졌다. 넷플릭스(NFLX)는 CPO(최고제품책임자) 퇴사 소식이 악재로 작용해 3% 하락했고, AMD는 에르스테그룹의 투자의견 하향(매수→보유) 여파로 2% 내렸다.


향후 일정 및 주목 포인트

13일에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9월 예비치)가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전월 58.2에서 58.0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날 공개예정인 30년물 미 국채 입찰 수요 부진이 지속될지 여부도 금리 변동성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실적 발표 예정 기업은 컴퍼스다이버시파이드 홀딩스(CODI)·EVI 인더스트리즈(EVI)·이머전(IMMR)·케스트라 메디컬(KMTS)·머큐리티 핀테크(MFH)·트릴러그룹(ILLR)·밸류라인(VALU) 등이다.


용어·지표 해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실직 후 처음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인원이다. 일반적으로 20만~25만 건이 완전고용 국면의 ‘중립선’으로 간주되며, 이 수치가 급증하면 고용시장 둔화를 나타낸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지불한 상품·서비스 가격 평균을 측정한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해 기조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때 사용된다.

‘bp’는 ‘basis point(베이시스 포인트)’의 약자로, 1bp = 0.01%p이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p 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기자 시각

이번 주식 시장 랠리는 ‘고용 부진+인플레이션 둔화’ 조합이라는 골디락스(완충) 시나리오가 재차 부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다우 지수가 4만 포인트 선을 단숨에 넘어섰다는 점은 대형 가치주에도 매기가 확산됐음을 시사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FOMC 이벤트 드리븐(이슈 주도) 매매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9월 회의 직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