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1%대 후반 상승
미국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대형 기술주 호조에 힘입어 급등 마감했다. S&P 500 지수($SPX)는 전장 대비 +1.47% 오른 5,240.12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DOWI)는 +1.34% 상승한 39,212.11, 나스닥100 지수($IUXX)는 +1.87% 뛴 18,605.37을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강세가 이어졌다. 9월물 E-미니 S&P500(ESU25)은 +1.58% 올랐으며, 9월물 E-미니 나스닥100(NQU25) 역시 +1.96% 상승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급락 이후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종목의 실적 호조가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지난주 발표된 부진한 7월 비농업고용 및 ISM 제조업지수가 연준의 조기 완화 가능성을 키우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확률을 90%로 반영해, 발표 전 40%에서 대폭 뛰었다.
■ 경기·무역 변수: 공장주문·관세 ·· 복합적 시그널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4.8% 급감해 5년 만의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으나, 운송장비 제외 주문은 +0.4% 증가하며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관세 이슈도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지속 수입한다는 이유로, 대(對)인도 수입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상당 폭’ 상향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1일에는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25%에서 35%로 인상하고, ‘10% 글로벌 최저 관세’와 미국에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 최소 15% 관세를 8월 7일 0시 이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정책이 실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오르며, 2024년 2.3% 대비 대폭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 이번 주 주요 이벤트
시장 참가자들은 관세 관련 추가 발표와 기업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5일 발표되는 6월 무역수지는 -711억 달러에서 -611억 달러로 적자폭 축소가 예상되며, 같은 날 7월 ISM 서비스업 PMI는 0.7p 상승한 51.5로 전망된다. 7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천 건 증가한 22만1천 건,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2.0%, 단위노동비용은 +1.5% 상승이 예상된다.
현재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 90%,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인하 확률 7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 S&P500 2분기 실적: 예상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66% 이상의 S&P500 기업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82%가 순이익 전망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S&P500 2분기 EPS 증가율은 당초 +2.8% 전망을 훌쩍 넘어 +9.1%로,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 해외 증시·채권 시장 동향
유럽 Euro Stoxx 50는 +1.49% 급등한 반면, 일본 니케이225는 -1.25% 내려 1.5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66%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 재무부채권(티노트) 가격이 5.5틱 올라 3개월래 고점을 형성했고, 10년물 금리는 1개월 만에 최저인 4.192%까지 떨어졌다. 전 거래일 약세 고용·제조업 지표와 이날 WTI 유가 1%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둔화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주식시장 반등과 국채 대규모 입찰(3·10·30년물 총 1,250억 달러) 부담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독일 10년물 분트(Bund) 금리는 1.5주 최저치인 2.624%로 5.4bp 하락했고, 영국 10년물 길트(Gilt) 금리는 4.501%로 1bp 이상 떨어졌다. 유로존 8월 센틱스(Sentix) 투자자신뢰지수는 -3.7로 예상(6.9) 대비 부진, 유럽중앙은행(ECB) 9월 정례회의 25bp 인하 확률은 15%에 불과하다.
■ 종목별 동향: 기술·반도체 랠리, M&A·실적 호재도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Nvidia, Alphabet, Meta Platforms가 나란히 +3% 이상 급등했고, Microsoft와 Tesla도 2%대 상승했다. Apple은 +0.48%로 상대적 강보합을 기록했다.
반도체주도 강세였다. Broadcom과 KLA가 3% 넘게 올랐고, AMD, Micron, Marvell Technology, Lam Research는 2% 이상 상승했다. ARM, Applied Materials, ASML도 1%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Steelcase는 사무용 가구업체 HNI가 주당 18.30달러, 총 2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60% 이상 폭등했다. 진단장비 업체 Idexx Laboratories는 매출·가이던스 호조로 S&P500·나스닥100 내 최대 상승(+27%)을 기록했다. Wayfair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 0.87달러(컨센서스 0.33달러)을 발표하며 11% 올랐다.
Spotify는 남미·유럽·중동·아프리카 등에서 프리미엄 구독료 인상 계획을 밝히자 5% 상승했고, Martin Marietta Materials는 연간 EBITDA 전망을 상향해 3% 뛰었다.
반면 ON Semiconductor는 3분기 이익률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며 -16% 급락, S&P500·나스닥100 최악의 성적을 냈다. Bruker(-8%), LyondellBasell(-4%), Berkshire Hathaway(-3%), Waters(-1%) 등도 실적 실망으로 약세를 보였다.
■ 용어·배경 설명*
*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AI·클라우드·전기차 등 혁신 기술을 주도하는 미국 대형 기술주 7개(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를 지칭한다.
*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기구로, 금리·양적완화(QE) 등 주요 정책을 정례회의(연 8회)에서 결정한다.
* 틱(tick)은 선물·채권 가격의 최소 변동 단위를 말한다.
■ 기자 시각
연준의 물가 목표(2%) 달성까지는 아직 인플레이션 변수와 고용지표 변동성이 남아 있다. 그러나 시장은 ‘먼저 움직여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위험관리 논리로 베팅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여전히 역전된 상황에서 주식·채권 동반 강세가 지속될지, 혹은 경제 둔화 신호가 실물지표에 선반영될지 주목된다.
특히 관세 인상은 기업 비용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무역 갈등이 실적 추정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향후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방어적 섹터와 고품질채권의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 대응으로 보인다.
한편, 5일(미국시간)부터 시작되는 빅테크·대형주 실적 발표가 기대치를 계속 상회한다면 S&P500의 연간 EPS 전망이 추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요 경기지표가 예상을 밑돌 경우 ‘금리 인하=증시 상승’ 공식이 흔들릴 수 있어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