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미 증시 급락, 장기 금리 상승·달러 약세

ORLANDO, 플로리다 (로이터)월가 주요 지수한 달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하고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다시 뛰어올랐다. 12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급격히 식으면서 촉발된 위험회피 심리가 미 자산 전반을 압박했고, 이례적으로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며 전반적으로 침체된 장세가 연출됐다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아래에 자세히 설명하듯 시장은 연준의 조기 완화론 후퇴와 장기물 수요 약화 신호에 동시 노출됐다. 동시에 칼럼 섹션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인플레이션 완화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재정 부양이라는 이례적 수단을 병행하고 있다는 정책적 유사성을 짚었다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날 시장 전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추천 읽을거리는 다음과 같다: 1) 12월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의 첨예한 공방, 2) 미 연방정부 재가동에도 남은 깊은 정치적 분열, 3) 충격 이후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유럽의 달러 공동조달 검토, 4) 엔화가 투자자들을 다시 흔든 경로, 5) 2025년 격변을 의외의 냉정함으로 맞는 시장(마이크 돌런)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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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핵심 시장 동향

주식: 미국과 미주, 유럽 전역에 폭넓은 하락이 전개됐다.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지만 금요일 되돌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 3대 지수는 모두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다.

섹터: 미국 소비재(임의소비) -2.7%, 기술주 -2.4%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에너지만이 유일하게 상승했다. AI/빅테크 벨웨더나스닥, ‘매그니피센트 7’ ETF,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엔비디아는 모두 4월 이후 최대의 2주 하락 흐름을 예고했다다.

외환: 달러지수 -0.4%7거래일 중 6번째 하락을 기록했다. 콜롬비아 페소는 장중 5년래 최고치를 찍은 뒤 1% 하락 마감했고, 비트코인4% 급락하며 10만 달러 아래로 내려가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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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5~6bp 상승했다. 특히 30년물 입찰 부진 직후의 금리 상승이 이어졌다다.

원자재/귀금속: 유가는 전일 급락분 일부를 만회하며 약 0.5% 반등. 금 -1%, 은 -2%로 약세였다다.


오늘의 핵심 논점

1) 12월 연준 금리인하 확률, 이제는 ‘50 대 50

불과 2주 전만 해도 금리선물이 반영하던 12월 금리인하 확률은 약 90%에 달했으나, 현재는 사실상 동전 던지기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장은 이제 ‘온전하게 가격에 반영된(fully priced)’ 다음 인하 시점을 내년 3월로 밀어냈다다.

거시적으로 보면, 연준 이사진 내부의 균열이 형성되는 모습도 관찰된다. 대통령 지명을 통해 선임되는 이사(governors)들은 비교적 비둘기파로 기울고, 지역 연준 총재들은 그보다 덜 완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90년 이후 단일 FOMC 회의에서 기록된 최다 반대표4표다. 제롬 파월 의장다음 달 이러한 이견을 조율하는 리더십을 시험받게 된다고 시장은 본다다.

2) ‘빅 쇼트’의 짧은 작별

2000년대 중반 미 주택시장 붕괴를 맞아 공매도 투자로 명성을 얻은 마이클 버리헤지펀드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그는 수요일 X(옛 트위터)팔란티어 주식을 상대로 920만 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고 밝혔으나, 현재 해당 포지션의 존속 여부는 불분명하다다.

장기 공매도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격렬한 논쟁이 이어진다. 시장 구조와 유동성 환경이 20년 전과 전혀 다르고, 연준의 암묵적 안정장치에 기대 만들어진 ‘저가 매수(buy the dip)’ 문화 탓에 투자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인내심과 두터운 자금력을 요구받는다다.

3) 장기물 수요의 한계

올해 내내 미 국채 선호는 놀랄 만큼 견조했다. 연초 대비 현 시점의 수익률 수준을 보면, 그간 비판을 받았던 30년물조차 연초 대비 낮아졌다. 그럼에도 이번 주 10년·30년물 입찰수요가 부진했다. 물가가 끈적거리는 상황에서 최근 수익률 하락폭이 과도했고, 만기 프리미엄(장기 보유 보상)을 더 요구하는 투자자 심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다.


미국·일본, ‘비정통’ 반(反)인플레이션 수단 — 재정 부양

미국일본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해 재정정책이라는 이례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생활비 부담에 분노한 유권자를 달래려 한다. 그러나 재정 퍼주기로 물가를 낮추려는 발상불길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라는 지적도 있다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주지사·시장 선거에서 핵심 지역 패배를 겪었고, 생계비 문제가 주요 변수였다. 백악관은 민심을 감지한 듯 보이며, 미국 가구 대다수에 2,000달러 수표를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수입관세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관세 배당’으로 설명된다다.

“현재 검토 중이다.” —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수요일 발언

하지만 관세로 걷힌 수천억 달러는 본래 재정적자 축소에 쓰이려 했던 것 아니었는가. 적어도 지금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One Big Beautiful Bill Act’를 통과시키면서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 패키지는 향후 10년간 미 연방 재정적자를 2.4조 달러 늘릴 전망이다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으로 보인다. 목표물가(2%) 상회를 감수하더라도 뜨거운 경기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물가가 3%에 더 근접하더라도 명목성장을 떠받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다.

재정 규율의 약화

일본의 새 총리유사한 궤적을 보인다. 일본 자민당(LDP)은 지난여름 역사적 패배를 겪었고, 물가상승이 핵심 요인이었다. 그 후 다카이치지난달 전격 집권했다다.

하지만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긴축을 택하기보다, 트럼프식 완화적 재정을 지지한다. 새 내각은 지난해 920억 달러를 웃도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준비 중이며,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상승한 생계비 충격 완화다다.

다카이치 총리는 확장적 재정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주요 경제 패널을 채우고 있으며, 중장기 재정건전화 공약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중앙은행에 대해서도 완화적 통화 환경 유지 의중을 드러냈는데, 이는 일부 통화정책 결정자들의 견해와 다를 수 있다다.

결국 양국 지도자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조치를 병행하는 역설에 직면해 있다다.

인플레이션의 ‘둠 루프’ 위험

재정 부양은 특히 저소득층에 선별적으로 투입될 때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2020년 팬데믹 국면은, 유동성 함정과 수요 붕괴, 디플레이션 위험 속에서 재정부담경제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일본은 그와 같은 위기 국면에 있지 않다. 성장은 다소 둔화했으나 완만하고 안정적이며, 실업률은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 물가는 목표 대비 1%p 이상 상회한다다.

또한, 이번 재정 확장이 실제로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지는 불확실하다. 추가 정부지출·감세가 성장에 미치는 효과, 즉 재정승수에 대한 보편적 합의는 없다다.

다만 경제학계는 대체로 침체기에, 부채/GDP 비율이 낮을 때, 그리고 통화정책이 덜 적극적일 때 재정승수가 더 크다고 본다(샌프란시스코 연은 2020년 보고서). 이는 현재 양국 환경과는 거리가 먼 조건이다다.

요컨대, 포퓰리즘적 재정 확장은 정치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으나, 물가 안정이라는 과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비정통 접근으로 평가된다다.


내일 시장을 움직일 재료

중국 10월 산업생산·투자·소매판매·실업률 발표. • 일본 실적: 미즈호, 미쓰비시 UFJ, 스미토모 미쓰이. • 인도 10월 도매물가. • ECB 필립 레인 집행이사 발언. • 유로존 9월 무역, 3분기 GDP 예비치. • 미 연준 연설: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 연은), 로리 로건(댈러스 연은),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연은) 등이다다.


용어 해설 및 맥락설명

매파/비둘기파: 매파는 물가안정을 중시해 금리인상에 우호적, 비둘기파는 성장·고용을 중시해 완화적 경향을 뜻한다. • 저가 매수(buy the dip): 하락 시점마다 매수해 평균매입가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강화된다. • 재정승수: 1의 재정지출·감세가 얼마나 많은 GDP를 유발하는지의 계수. • 유동성 함정: 금리 인하가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는 정책 무력화 상태. • 완전히 가격반영(fully priced): 특정 이벤트가 파생·현물 가격에 사실상 100% 반영된 상태. • 장기물 프리미엄: 만기 길이에 대한 추가 보상 요구로, 인플레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커진다다.


시장 해석과 시사점

12월 금리인하 기대의 급격한 후퇴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기술주이중 타격을 가했다. 동시에 30년물 입찰 부진장기물 금리 상방을 자극했고, 이는 장기현금흐름 할인에 민감한 섹터의 약세를 심화시켰다. 흥미롭게도 달러 약세가 동반된 점은 리스크오프=달러강세 전형과 어긋난다. 이는 장기금리 급등과 포지션 언와인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하며, 글로벌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다.

정책 측면에서는 재정 확장완화적 통화의 병행 신호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방 경직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 경우 연준과 일본은행독립성커뮤니케이션이 시험대에 오른다. 시장은 성장 부양의 단기 호재와 물가 재가열의 중기 리스크 사이에서 체계적 변동성을 높게 가격할 가능성이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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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의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로이터 뉴스의 입장과는 무관하다. 로이터는 Trust Principles에 따라 정직·독립·무편향을 지향한다.

(작성: 제이미 맥기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