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 다시 ‘완화 모드’로 돌아선 연준, 무엇이 달라졌나
2025년 9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p(25bp) 인하해 4.00%~4.25% 범위로 조정했다. 불과 18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금리 장기화”를 외쳤던 연준이 2024년 6월 일시 동결 → 2024년 12월 소폭 인하 → 2025년 9월 추가 인하라는 ‘U턴’ 행보를 보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본 칼럼은 (1)경제·시장 데이터, (2)정책 결정 프로세스, (3)역사적 레퍼런스, (4)자산군별 파급효과, (5)중·장기 투자전략 다섯 축을 종합해 “연준의 장기 완화 사이클 재개가 향후 1~3년 미국 및 글로벌 자본시장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를 심층 분석한다.
Ⅰ. 결정적 변수로 부상한 ‘노동시장 경착륙 위험’
① 고용지표 둔화 — 2025년 7~8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월평균 11만 명으로 2024년 같은 기간(27만 명)의 절반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② 장단기 실업률 갭 — 3개월 이동평균 실업률(4.3%)이 NAIRU* 추정치(4.1%)를 상회하며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고개를 든다.
③ 임금상승률 — 시간당 평균임금 YoY 3.9% → 3.2%로 꺾였고, CPI는 3.1%로 수렴. 실질 임금 성장이 0%대에 근접했다.
*NAIRU :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최대 고용률
결국 ‘물가→고용’으로 정책 초점이 이동했으며, 카시카리·데일리·쿼럴스 등 비둘기파가 주장해 온 “선제적 위험 관리(risk-management cut)”가 다수 의견이 됐다.
Ⅱ. 과거 여섯 차례 인하 국면 비교 — 연착륙 vs 침체
첫 인하 시점 | 성장 결과 | 은행주 3M 성과* | S&P 500 3M 성과 |
---|---|---|---|
1989-06 | 침체(90~91) | -4% | -8% |
1995-07 | 연착륙 | +18% | +11% |
1998-09 | 연착륙 | +22% | +15% |
2001-01 | 침체(IT버블) | -7% | -15% |
2007-09 | 침체(GFC) | -32% | -25% |
2019-07 | 연착륙 | +24% | +11% |
*KBW 은행지수 3개월 후 성과
현재 지표 — 인플레 3%, 실업률 4.3%, 기업재무 레버리지 ↓ — 는 1995·1998·2019년형 ‘연착륙’ 확률을 높인다.
Ⅲ. 장기채 금리·수익률 곡선 시나리오
- 베이스(60%) : 10년물 ▲ 4.0→3.6% (정책 기대 반영), 2-10년 역전폭 완화 → 은행순이자마진(NIM) 정상화
- 매파 재반격(25%) : 10년물 ▲ 4.0→4.4% (재정적자·발행물량 압력), 장단 역전 지속 → 성장주 밸류에이션 압박
- 디플레 쇼크(15%) : 10년물 ▼ 3.5% 이하, 경기침체 우려 격화 → 방어주·채권 우위
미 재무부가 2026년까지 12조 달러 신규 발행 필요하다는 레이 달리오 시뮬레이션은 시중 소화 능력 & 외국인 수요 둔화를 감안할 때 장기금리 상방 리스크를 완전히 지우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Ⅳ. 자산군별 장기 파급 효과
1) 은행·금융
• KBWB 은행 ETF : 첫 인하 후 7~8일 6% 하락 후 저점 → 연착륙 국면 평균 +21%.
• 트리거 : 예금유출 안정, 스프레드 정상화.
리스크 : 상업용 부동산(CRE) 부실, 규제자본비율 상향.
2) 테크·AI
• 10년물 3.6% 이하 → 테슬라·엔비디아 PER 재평가 다시 +10~20%.
• 그러나 연준 자산축소(QT) 잔존 시 유동성 양면성.
3) 금·비(非)법정통화
• 달리오 “포트폴리오 10% 금 비중” 제안.
• 금 ETF 보유량 (YTD) +18%, BTC-금 상관계수 0.42로 상승.
• 디지털 골드 : 그레이스케일 Crypto 5 ETF 승인 → 기관 자금 유입 가속.
4) 달러·환율
• USD DXY 106 → 98 전망(BoA).
• 아시아 통화 (AUD·KRW·INR) 추가 인하 여력 확대 → 달러 약세 지렛대.
Ⅴ. 글로벌 정책 연쇄 반응
아시아 : 한국-RBA-RBI가 이미 선제 인하. 일본만 ‘YCC 출구’를 저울질.
유럽 : ECB·BOE 동결 but 1Q26 이전 50bp 인하 가격 반영.
신흥국 : 브라질 75bp, 멕시코 50bp 인하 예고. 자본 유출 완화.
이른바 “다이버전스 트랩”(달러 강세→신흥국 긴축→경기둔화) 위험이 완화되며, Carry Trade 전략이 재활성화될 전망이다.
Ⅵ. 장기 투자 전략 로드맵
- 금리 민감 밸류에이션 리셋 : 6개월 내 PER 15배 이하 고배당 은행·산업재 비중 +5%p
- AI 모멘텀 코어 유지 : NVDA·MSFT·AVGO 등 EPS 상향 기조 종목은 시장 대비 1.2배 비중
- 대체 자산 헤지 : 금·BTC·SOL 등 비법정통화 합계 10% 유지, 장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방어
- 듀레이션 바벨 : 2년 국채 + 20년 국채 혼합으로 곡선 스티프닝/플래트닝 양면 대응
- 리밸런싱 빈도 : 연준 회의 직후 5영업일 내 위험 예산 재조정 — 시장 미스프라이싱 활용
Ⅶ. 결론 — ‘통화정책 불확실성’에서 ‘완화정책 지속성’ 시험대로
이번 인하 결정은 ①노동·인플레 모멘텀 전환, ②글로벌 완화 연쇄, ③달러 약세 — 세 갈래로 자산 가격의 장기 상승·재편 국면을 시사한다. 그러나 (가)미국 부채-증발행 부담, (나)금리 민감 섹터 부실, (다)지정학 리스크는 여전히 구조적 상수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세 개의 기둥’(금융주·AI 코어·헤지자산)을 중심으로 다층 방어막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특히 금 및 비법정통화를 “제3의 중앙은행”으로 간주해,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동성에 대응하는 최후 보루(Back-stop) 역할을 강조하고자 한다.
– 이중석 /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