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이 목요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연방정부 재가동 이후 미국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의 재개 발표를 기다리며 관망 기조를 보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역사상 가장 긴 기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을 종료하는 법안에 서명한 직후의 흐름이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동부시간(ET) 오전 5시 25분 기준 다우 선물(E-mini)은 37포인트(0.08%) 상승했고, S&P 500 선물(E-mini)은 4포인트(0.06%) 하락했으며, 나스닥 100 선물(E-mini)은 20.75포인트(0.08%)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통계기관에서 나올 고용, 물가(CPI) 등 주요 경제지표의 재개 발표 일정과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의 지표 공백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와 트레이더들 모두 노동시장 체력과 인플레이션 경로를 가늠하는 데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데이터 공백은 영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10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영영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톰 넬슨 시장전략 총괄은 메모에서 “6주 이상 지연된 데이터가 이르면 다음 주 초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할 것이다. 다만 누적 발표에 시간이 소요되며, 다음 FOMC 회의까지도 완전한 데이터 가용성이 담보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정책 판단에 난점을 낳을 수 있다. 일부 연준 위원은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위원들은 충분한 데이터 확보 전까지 동결과 평가를 선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통계의 공백 속에서도 민간 부문의 데이터는 최근 미국 고용시장 약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급여처리업체 ADP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들은 10월 말까지 주당 1만1,000건 이상의 일자리를 줄였다.
또 다른 민간 통계인 Indeed Hiring Lab 자료에서는 소매 관련 채용공고가 10월 기준 전년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민감 업종의 고용 수요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12월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5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주 70%에서 낮아진 수준이다. 이 수치는 CME 그룹의 FedWatch 도구에 기반한다.
종목별 이슈에서는 밝은 소식도 있었다.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6.5% 급등했다. 동사는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데이터센터 증설에 힘입어 네트워킹 장비 수요가 견조하다고 판단해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을 상향했다.
한편, 기술·AI 대형주 전반은 최근 압박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고평가 기술주에서 헬스케어·필수소비재와 같은 방어적 업종으로 섹터 로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나스닥은 직전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이러한 로테이션의 수혜를 받아 연초 이후 S&P·나스닥에 뒤처졌던 수익률을 만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이틀 연속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프리마켓에서 0.6% 하락했고, 인텔과 AMD는 각각 0.3%, 0.7% 밀렸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의 다음 주 실적 발표는 올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끌어온 AI 서사의 낙관론을 다시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 최근 수 주간 해당 테마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3분기 실적 시즌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일정에는 월트디즈니의 주요 실적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징둥닷컴(JD.com)은 3% 상승했다. 이 전자상거래 기업은 분기 매출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기타 움직임으로는, 일본 키옥시아 홀딩스의 실적 발표 이후 일부 메모리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5% 하락했으며, 웨스턴디지털과 샌디스크는 각각 3% 넘게 하락했다.
맥락과 해설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계열에서 거래되는 축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상대적으로 증거금 부담이 낮고 거래시간이 길다. 따라서 정규장 외 시간대의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
프리마켓 거래는 정규장 개장 전 주가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얕아 변동성이 클 수 있으나, 실적 발표·가이던스 변경·정책 뉴스 등의 초기 반응을 포착하는 데 유용하다.
CME FedWatch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특정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동결·인하 확률을 추정하는 도구다. 예컨대 25bp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조정을 뜻한다. 본문에서 언급된 55%는 시장 참여자가 반영한 조건부 확률로, 향후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데이터 공백은 정책과 시장 모두에 구조적 정보 비대칭을 야기한다.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 특성상, 지표의 지연·누락은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이는 금리선물·채권·주식 전반의 기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동시장 냉각 조짐(ADP·Indeed)이 확인되는 가운데 공식 통계의 빈칸이 길어질 경우, 향후 며칠간 순차 공개될 누적 지표가 12월 FOMC를 앞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섹터별로는, 방어주 선호 속 다우의 상대적 강세와 고평가 기술주의 조정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동시에 AI·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은 네트워킹 장비 수요를 토대로 선별적 강세(시스코)를 유지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주도 테마 내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정책의사결정(연준)과 자산배분(투자자)의 공통 분모는 지표 정상화의 속도와 질이다. 지연 발표가 시장의 단기 노이즈를 키울 수 있으나, 누적 데이터가 충실히 채워질수록 금리 경로와 실적 가시성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