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이 사라질 때 대처법: 퇴직자금 방어 전략과 전문가 조언

■ Kodak 사례로 본 퇴직연금 소멸 위험

미국 기업 가운데 확정급여형(DB) 연금을 제공하는 고용주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필름 제조업체로 유명했던 이스트만 코닥(Eastman Kodak)이다. 회사는 2025년 12월에 약 3만5,000명이 가입한 미국 내 퇴직연금 제도를 공식 종료할 예정이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에 따라, 가입자들은 일시금(lump-sum) 수령 또는 연금형(annuity) 수령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해당 절차는 연방 퇴직연금 보증공사(PBGC·Pension Benefit Guaranty Corporation)의 감독 아래 진행된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정년이 가까운 직원·퇴직자는 연금 종료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중간 경력(mid-career) 단계 직원장기적인 저축 부족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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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클레먼츠 에번스(Mary Clements Evans) CFP®는 펜실베이니아주 에마우스 소재 에번스 웰스 스트래티지스(Evans Wealth Strategies)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다. 그는 최근 링크드인 영상을 통해 “연금 적립 구조는 ‘하키 스틱(hockey stick)’ 곡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초기 일정 기간은 적립액이 완만하지만, 장기적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이 연금 제도를 ‘곡선의 하단’에서 종료하면, 직원은 가파른 성장 구간 전체를 잃게 된다.

에번스 CEO는 고뱅킹레이트(GOBankingRates)에 “근속 기간이 절반이라 해도 연금의 절반을 받는 것이 아니다. 대개 10~15%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직원은 상황을 인지했을 때 이미 소득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시점이 됐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 퇴직연금 상실 시 자금 방어 전략

정년 임박자 또는 이미 퇴직한 경우에는, 인출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에번스 CEO는 “이는 인플레이션과 장기 의료비 같은 예측 불가능한 지출을 대비해 추가 자금을 축적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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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여러 해의 근로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라면, 가능한 한 빨리 401(k)나 다른 퇴직저축제도에 가입해야 한다. 또한 구체적 자금 계획을 수립해 연간 저축액과 투자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

에번스 CEO는 복리 효과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제시했다.

예시 1 30년간 매년 1만 달러를 저축해 2% 이자를 받을 경우, 총액은 30년 뒤 약 40만5,500달러에 불과하다.
예시 2 동일 금액을 연평균 7% 수익률을 올리는 고품질 분산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면, 30년 뒤 94만4,600달러로 불어난다.

에번스 CEO는 “우량·분산 포트폴리오는 역사적으로 하락 후 장기적으로 회복하지 못한 사례가 없다”면서, 두려움이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은퇴 자금을 희생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한 투자 심리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자격을 갖춘 재무 설계사와 상담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PBGC·하키 스틱·401(k)

PBGC는 미국 노동부 산하 연방 기관으로, 민간 부문 확정급여형 연금을 보증한다. 기업이 연금 지급을 중단하더라도 일정 한도 내에서 퇴직급여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키 스틱(hockey stick) 곡선은 그래프 초기 구간이 평평하다가 이후 급격히 상승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기업 연금 적립 방식은 근속 연수, 임금 상승, 금리 변화 등의 복합적 요인 때문에 이러한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401(k)는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세제혜택형 확정기여(DC) 개인퇴직계좌로, 근로자가 세전 소득을 일정 한도까지 적립하고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 기자 시각: 제도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코닥 사례는 퇴직연금 제도 유지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확정급여형 연금에서 확정기여형 및 개인형연금(IRP)으로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영구할 것이라는 가정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개인이 자산관리 주체가 되어야 하며, 복리·분산·장기 투자라는 원칙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중간 경력층은 자녀 교육비, 주택담보대출, 부모 부양 등으로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이므로, 일시적인 현금흐름 압박을 이유로 은퇴 저축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자산배분 측면에서 적극적 위험관리세제 혜택 극대화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기업의 연금 변경·종료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노사협의, 공시자료, 사내 공문 등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제도 종료 시 지급 옵션(일시금 vs. 연금)이 재무목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종합하자면, 연금 상실 상황은 개인 투자 전략과 위험관리 역량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선제적 준비객관적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만이 안정적 노후를 담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