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릴리 경구형 비만·당뇨 치료제, 노보 노디스크 약물보다 혈당·체중 감소 효과 우수

엘리 릴리(Eli Lilly)가 개발 중인 경구형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라이벨서스’, Rybelsus)보다 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정면 비교(head-to-head)’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실험 약물 간 직접 비교 연구는 시장 판도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의료계의 높은 관심을 받는다.

시험 주요 지표로 설정된 52주차 당화혈색소(HbA1c) 변화에서 엘리 릴리의 최고 투여 용량(36mg)은 ‑2.2%p를 기록해, 노보 노디스크의 최고 용량(14mg) ‑1.4%p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체중 감소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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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9.2%(-19.7파운드) 대 ‑5.3%(-11파운드)

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격차가 확인됐다.


GLP-1 작용제란 무엇인가?

GLP-1은 인체에서 식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글루카곤 분비 억제를 통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존 주사제(주 1회)가 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경구제의 등장은 ‘주사 = 불편’이라는 진입 장벽을 제거해 환자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GLP-1 주사제로는 엘리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와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공급난·고가 논란이 지속되면서 제약사들은 ‘바늘 없는 대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임상 세부 내용

ACHIEVE-3 시험은 메트포르민으로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성인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율은 오르포글리프론 36mg군 9.7%,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14mg군 4.9%로 집계됐다. 연구 설계상 안전성 직접 비교는 목표가 아니었지만, 위장관계(gastrointestinal) 이상 반응이 가장 흔했고 대체로 경증~중등도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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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릴리 최고과학책임자(CSO) 댄 스코브론스키(Dan Skovronsky) 박사는 “대다수 환자에게 이 약 하나로 당뇨와 비만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YU 랑곤 의료센터의 하워드 와인트럽(Howard Weintraub) 박사는 “현존 모든 당뇨 치료제(주사 포함)와 비교해도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남은 과제와 한계

이번 연구는 노보 노디스크가 미FDA 승인 대기 중인 25mg 고용량 또는 임상 50mg 후보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승자 독식’을 선언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하이메 알만도스(Jaime Almandoz) 박사는 “아직 클래스 리더를 단정짓기는 시기상조”라며, 용량·대상군별 추가 비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GLP-1 시장은 2030년대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으며, 그중 경구제 비중이 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경구제가 공급 병목과 보험 접근성 문제를 완화할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기자 해설: 엘리 릴리가 2026년 당뇨 적응증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내년 이맘때’ 글로벌 출시를 공언한 점은 공급망 및 가격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반면 부작용으로 인한 중단율이 경쟁 약물 대비 두 배 수준이라는 경고등은 처방 현장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다. 최종 시장 승자는 효능-편의성-내약성 3각 균형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편 오르포글리프론은 ‘소분자(small molecule)’ 기반으로, 식사 제한·공복 복용 등 제약이 있는 펩타이드(peptide) 계열 세마글루타이드와 달리 흡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복약 순응도를 높여 보험사·의료진이 선호할 만한 요소로 꼽힌다.


(상세 임상 데이터는 향후 학회 발표 및 동료 검토 저널 게재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