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젠슨 황, “AI 선순환 본격화…세계 자본지출 가속”

엔비디아( NASDAQ: NVDA )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정상회의 무대에 올라 인공지능(AI) 산업이 이미 ‘선순환(virtuous cycle)’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AI 기술 개선 → 사용자 증가 → 수익 확대 → 설비투자 증대 → 기술 추가 개선으로 이어지는 가속 루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10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평소 그가 즐겨 입는 검은 가죽 재킷 대신 정장을 입고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의 무대에 섰다. 그는 “AI가 좋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쓰게 되고, 사용자가 늘수록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해 공장을 더 많이 짓게 된다”며 “이 선순환이 바로 지금 전 세계 CAPEX(자본적 지출) 수준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APEC CEO Summit – Jensen Hu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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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기술기업, AI 인프라에 3,000억 달러 이상 투입

황 CEO의 언급은 2025년 한 해에만 메타(Meta), 아마존(Amazon),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가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확충에 3,000억 달러(약 404조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한 상황과 맞물린다. 각 사는 2026년에도 투자를 한층 늘릴 것이라고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공언했다.

“수요가 커질수록 AI ‘빌딩 블록’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 수요가 수요를, 그리고 투자(CAPEX)를 낳는다.”
— 댄 아이브스(Dan Ives) / 웨드부시증권 글로벌 테크 리서치 총괄

웨드부시증권(Wedbush Securities)의 아이브스 총괄은 CNBC 인터뷰에서 엔비디아를 “AI 혁명의 토대”라고 평가했다.

▶ 수익성·공장 증설·AI 고도화, ‘선순환’ 완성

황 CEO는 “무엇이든 제조가 수익성(Profitability)을 갖추면 공장을 더 짓고 싶어지는 법”이라며 반도체·D램 제조 사례를 비유로 들었다. 그는 “AI 반도체 역시 이와 같다”고 강조했다.

NVIDIA G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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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계속될 새로운 컴퓨팅 시대의 서막”

황 CEO는 “AI 도입으로 컴퓨팅 스택 전체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GPU1에서 구동되지만, 기존 손코딩 소프트웨어는 CPU2에서 구동된다”고 설명하며, 향후 10년간 이러한 변환 작업이 전 산업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연산 및 대규모 병렬 연산에 특화된 프로세서로, AI 모델 학습·추론에 최적화돼 있다.
2CPU(Central Processing Unit): 범용 계산을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로, 전통적 소프트웨어 실행에 주로 사용된다.

그는 “지난 60년간 컴퓨터 산업은 큰 틀에서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AI와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이 모든 레이어를 바꿔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구축된 1조 달러, 어쩌면 그 이상 가치의 컴퓨터 인프라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삼성·엔비디아 ‘메가팩토리’ 협력…50,000대 GPU 배치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 당일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삼성은 엔비디아 GPU 5만 대를 도입한 거대 클러스터를 구축해 모바일 칩 제조와 로봇 생산 공정에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을 “한국 반도체 산업의 분수령”으로 평가한다.

황 CEO는 “AI가 단순 ‘도구’를 넘어 실제로 일(Work)을 수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완전 자동화 공장(fully automated factory)의 확산을 예로 들었다. 그는 “AI는 전 세계 100조 달러 규모 산업을 재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시각]
기자는 특히 ‘선순환’이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설계·제조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밀어 올리는 핵심 동력이라고 본다. AI 투자가 점차 ‘필수 인프라’ 성격을 띠면서, CAPEX 한계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소형 플레이어에게는 기회와 동시에 도전으로 작용하며, 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의 독과점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 동시에, 공급망 다양화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전력 수급과 환경 부담이 심화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