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반독점 조사·틱톡 매각 시한 임박… 스페인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 ‘험로’

【마드리드 현지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틀째 이어지며 관세·수출통제·틱톡(TikTok) divestment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2025년 9월 15일, CNBC 뉴스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미국 측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 측 허리펑 부총리리청강 상무부 부부장이 수석대표를 맡아 진행됐다. 두 대표단은 5월 제네바 합의 이후 네 번째 대면 회동으로, 당시 합의한 “대규모 관세 동결 및 일부 상호 규제 완화”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Nvidia investig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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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매각 시한 48시간 앞두고 ‘막판 줄다리기’

가장 시급한 의제는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한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 여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2기)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과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완전한 미국 측 통제를 요구해 왔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측 요구가 매우 공격적이다. 우리는 국가안보를 소셜미디어 앱과 맞바꿀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틱톡은 9월 17일(수)까지 미국 정부가 요구한 매각 또는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만 세 차례 시한을 연장했으나 이번에는 “중국의 태도에 달렸다”며 추가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10% 이상의 대(對)중국 관세 감축’과 맞바꾼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엔비디아에 ‘반독점 칼날’… 협상 지렛대 삼나

협상 직전 주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미국 반도체 설계사 엔비디아(Nvidia)가 자국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본조사 개시를 공식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베이징이 워싱턴에 강경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전형적 협상 전술”

로 해석한다.

주목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아날로그 IC 칩 덤핑 여부대(對)중국 반도체 제재의 ‘차별성’을 겨냥한 두 건의 조사를 개시했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불과 하루 전 23개 중국 기업을 수출제한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엔티티 리스트란?
미 상무부가 지정한 국가안보 우려 기업·기관 목록으로, 등록 시 미국 기업·인력이 관련 부품·기술을 수출할 때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세 상호주의’와 보복성 조치… 협상 난맥상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요구한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국 기업 대상 최대 100% 보복관세’ 제안에 대해 “전형적 일방주의·경제적 강압”이라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연초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에서 합의한 공감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Xi-Modi meeting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성사 여부 ‘틱톡’에 달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 두 달간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물밑 타진해 왔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그룹의 조지 천 파트너는 “마드리드 협상 결과, 특히 틱톡 처리 방식이 정상회담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며 “중국이 ‘경시(輕視)됐다’고 판단하면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오 왕 에버코어 ISI 중국전략총괄은 “틱톡은 미국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트럼프의 정치적 카드”라면서 “관세 10% 추가 인하와 맞교환이라면 중국이 조건부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협상 전망 및 시장 파장

전문가들은 “무역·기술 규제 해소 없이 양국 경제관계가 ‘제자리걸음’에 머물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 USTR 수석협상가 웬디 컷러 ASPI 소장은 “양측이 상대국 전략물자 수출을 번갈아 제한하는 ‘맞불전략’을 고수하는 이상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엔비디아인공지능용 GPU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만큼, 중국의 반독점 조사 결과와 제재 수위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스콧 베센트 장관은 “기술적 쟁점 상당수가 협상 막판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구체적 타결 여부는 바이트댄스-미국 정부 간 알고리즘 접근권관세 상호 양보 폭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향후 일정
• 9월 17일: 틱톡 미국 내 사업 매각·재구조화 마감 기한
• 9월 18~19일(잠정): 미·중 공동 기자회견 및 후속 실무협의
• 연내(미정): 시진핑-트럼프 정상회담 가능성 검토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수출통제·데이터 주권” 등 복합 의제가 얽힌 만큼, 단일 이슈보다 정치적 상징성국가안보 논리가 최종 결론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