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엔비디아(Nvidia)와 인텔(Intel)이 전략적 협업을 전격 발표하자 AMD(Advanced Micro Devices) 주가가 장 초반 5%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파트너십 발표 직후 인텔 주가는 30% 급등한 반면 AMD 투자자들은 시장 점유율 잠식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도세를 보였다.
이번 협력은 AI 인프라스트럭처와 퍼스널 컴퓨팅(PC) 두 분야를 동시에 겨냥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AI 가속 기술과 NVLink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을, 인텔은 x86 CPU 설계 및 제조 역량을 결합해 통합형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협력의 핵심 — NVLink·x86·RTX 칩렛의 결합
NVLink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데이터 고속 전송 인터페이스로, 여러 GPU·CPU 간 대역폭 병목을 줄여 AI 연산 효율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인텔의 x86 아키텍처는 데스크톱과 서버 시장을 지배해 온 범용 중앙처리장치 구조다. 두 기술이 결합되면 AI 모델 학습·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면서도 기존 x86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엔비디아 AI 플랫폼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텔 x86 CPU를 공동 설계·제조한다”
고 밝혔다. 또 PC용 시장에서는 인텔이 x86 시스템온칩(SoC)에 Nvidia RTX GPU 칩렛을 탑재해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서버와 소비자 양쪽 모두에서 AMD의 주력 제품군과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다.
5억 달러 지분 투자로 돈독해진 ‘반도체 연합’
엔비디아는 협업 강화 차원에서 인텔 보통주 50억 달러어치(주당 23.28달러)를 매입하기로 했다. 지분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양사 간 이해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AMD의 복합적 도전 과제
AMD는 최근 서버용 EPYC CPU와 AI 특화 GPU 라인업으로 존재감을 넓혀 왔다. 특히 AI 추론·학습 시장에서 ‘CPU는 인텔·GPU는 엔비디아’라는 전통적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두 경쟁사가 손을 잡으면서 AMD는 CPU·GPU 양 시장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이번 협력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 절감과 플랫폼 통합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업체들이 AMD 솔루션 대신 인텔+엔비디아 세트를 택할 유인을 키울 수 있다.
알아두면 좋을 용어
• NVLink — GPU와 CPU, 또는 다수의 GPU·GPU 간에 초당 수백 기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엔비디아 고유 인터커넥트 프로토콜.
• x86 아키텍처 — 인텔이 창시한 명령어 세트로, 데스크톱·노트북·서버용 CPU의 사실상 표준.
• 칩렛(Chiplet) — 여러 개의 작은 반도체 다이를 한 패키지에 모듈화해 성능·전력·원가를 최적화하는 설계 기법.
전망과 관전 포인트
엔비디아 CEO와 인텔 CEO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래 10년의 AI 컴퓨팅 로드맵을 함께 그리겠다”고 언급했다. 국내외 증권가는 AMD의 단기 주가 변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실제 제품 출시와 성능 검증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술 완성도·생태계 채택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향후 수개월간 발표될 벤치마크 결과, 클라우드 업체들의 도입 계획, 그리고 각 사의 실적 가이던스가 반도체 3강 구도의 향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