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영국 파업] 수천 명에 달하는 에어버스(Airbus) 영국 공장 노동자들이 9월 초부터 10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노조 측이 공식 발표했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 요구가 핵심 쟁점으로, 항공기 주익(主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동조합 유나이트(Unite)는 에어버스 측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생활비 급등으로 노동자들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실질 구매력을 보전할 만한 합리적 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업 일정은 9월 2~3일, 10~11일로 확정됐으며, 추가 파업일은 9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유나이트는 “이번 파업이 상업용·군용 항공기 프로그램 모두에 주익 공급 지연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주익은 항공기 제작 공정에서 핵심 부품이자 리드타임이 긴 구성품이어서, 일정 지연은 곧바로 최종 인도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에어버스 본사는 “연말 납품 목표 달성에는 큰 우려가 없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 측은 2025년 임금 테이블에 대해 “경쟁력 있고 공정한(competitive and fair) 제안을 제시했다”면서, 최근 3년간 누적 20% 이상의 임금 인상과 함께 4월에 2,644파운드(미화 약 3,569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영국 내 에어버스의 장기적 경쟁력과 성공을 확보할 수 있는 노사 간 합의를 도출하는 것” – 수 파트리지(Sue Partridge) 에어버스 영국 상업용 항공기 부문 국가 매니저
◆ 용어 설명
∙ 유나이트(Unite)는 영국 최대 규모의 복수산업 노동조합으로 140만 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자동차·제약 등 전략 산업에서 파급력이 크다.
∙ 주익(Wing)은 항공기 부품 중에서도 가장 높은 기술 집적도를 요구하며, 공기역학·연료 효율·구조 안전성에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영국 제조업 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임금 분규가 고물가·고금리 국면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년 연속 6% 내외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실질임금 갭 확대가 노사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에어버스 영국 공장은 상업용 A320·A350, 군용 A400M 프로그램 등의 주익을 생산하며, 전 세계 공급망에서 전략적 거점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파업 장기화 시 글로벌 파트너사·항공사 납기 일정에도 연쇄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조 협상 전문가들은 “사측이 말하는 ‘공정한 임금’과 노조가 요구하는 ‘실질소득 회복’ 사이에 간극이 크다”면서도, “정부·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중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전략 산업의 공급망 차질이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식, 파업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 공식 입장 발표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아직 없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 우주·방산 섹터 애널리스트들은 “에어버스가 최근 생산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변수가 돌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끝으로 노동계 관계자들은 “임금 인상률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라며, 노동자 사기·생산성·장기 숙련도 유지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영국 제조업 전반의 임금 기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자의 시각
이번 사안은 영국 내 생산성 회복과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두 축이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다. 노조의 조직력과 사측의 공급망 안정성 전략이 정면으로 맞부딪치고 있어, 최종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투자자·항공사·부품 협력사 모두 솔루션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 양측이 “윈-윈”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