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텍, 3억 달러 규모 생물의약품 공장 매각 추진…‘자산 라이트’ 전략 가속화

에보텍(SE)과 산도즈(Sandoz)의 대형 거래가 공식화 단계에 들어섰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에보텍(SE, Xetra: EVO)은 스위스 바젤의 산도즈 AG(SIX: SDZ.SW, OTC: SDZNY)비구속적 조건부 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하고,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J.POD 생물약제 생산시설(Just ‑ Evotec Biologics EU)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2025년 7월 30일, RTT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약 3억 달러(미화) 현금 매각 대금과 기술 라이선스 제공을 골자로 한다. 이는 에보텍이 최근 몇 년간 강조해온 ‘Asset-Light 전략’—고정자산을 최소화하고 기술과 플랫폼에 집중하는 경영 기조—을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보텍은 산도즈에 툴루즈 공장을 양도하는 동시에, 자사가 보유한 지속 공정(continuous manufacturing) 기반 바이오시밀러 생산 플랫폼에 대한 독점적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향후 기술 사용료,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제품 판매 로열티 등이 포함돼 있어 단순 매각 이상의 장기 수익원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계약은 다년간 이어온 파트너십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 산도즈가 에보텍의 첨단 공정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 생산 역량을 즉시 확보하게 될 것이다.” — 양사 공동 성명 중


거래 배경과 의미

툴루즈 J.POD 공장(연면적 약 11,000㎡)은 2024년 7월 이후 전면적으로 산도즈 전용 시설로 개조돼 가동돼 왔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제약사들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특히 에보텍이 보유한 J.DESIGN™·J.POD®디지털 기반 공정 최적화 기술은 배치(batch) 방식 대비 생산 속도와 수율을 높이고 설비 투자(CapEx)를 대폭 줄여,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가격 압박스케일-업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적 관점에서 이번 딜은 에보텍의 단기·중기·장기 매출 믹스와 영업이익률을 모두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3억 달러 현금 유입으로 순차입금 레버리지가 낮아지는 동시에, 유지·보수비가 큰 대규모 제조 자산을 없애 자본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향후 기술료 수익은 마진이 높은 반복 수익 구조로 편입돼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판-플랫폼(Platform as a Business)’ 모델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절차 및 일정

거래 종결은 프랑스 현지 노동자 대표 협의(Works Council) 절차, 최종 계약서 서명, 규제 당국 승인 등을 거쳐 2025년 4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양사는 “계약 체결 이후 세부 사항을 추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조건은 ‘비구속적’ 성격이므로, 양측 이사회 승인·규제 심사에서 일부 조건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양사가 2023년부터 맺어온 장기 공급 계약의 연장선상에서 협의가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문가 진단

헬스케어 투자은행 SVB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에보텍이 보유한 AI-기반 약물 발굴 플랫폼J.POD 연속 생산 기술의 결합은, 향후 파트너 확대를 통해 플랫폼 수수료공정 사용료라는 ‘이중 캐시 플로’를 창출할 것”이라며, 자본 투입이 적은 고수익 구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J.POD EU 매각으로 내재화된 생산 역량이 축소돼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그러나 에보텍 경영진은 “Just ‑ Evotec Biologics 미·일 시설은 계속 운영하며, 플랫폼 기술은 여전히 당사 통제 아래 있다”고 일축했다.


용어 설명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생물학적 의약품(단백질·항체 등) 특허 만료 후 허가를 받아 출시되는 ‘바이오 복제약’이다. 화학 합성 의약품의 제네릭과 달리, 제조 과정이 복잡해 동일성이 아닌 동등성을 입증해야 한다.

연속 공정(Continuous Manufacturing)은 원료 투입부터 정제까지 단일 라인으로 끊김 없이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배치 공정 대비 생산 시간·비용을 절감하고, 공정 중 모니터링을 통해 품질 편차를 최소화한다.

Asset-Light 전략은 고정 자산 투자(공장·설비 등)를 줄이고, 기술력·지적 재산권에 집중해 투하 자본수익률(ROIC)을 높이는 경영 방식이다. 플랫폼 기업·IT 서비스업에서 흔하지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접근으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공개된 회사 발표 및 RTT뉴스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중립적 사실 전달을 최우선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