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손, 셸과 15년 장기계약…2028년부터 美 LNG 연 70만 톤 도입

[로마·런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 에디손(Edison)셸(Shell)과 손잡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에디손은 이날 셸과 15년간 연간 약 70만 톤의 LNG를 공급받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첫 인도 시점은 2028년이며, 계약 종료 시점은 최대 2043년까지다. 이번 거래는 에디손이 추진해 온 장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 측은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라고 평가했다.

에디손은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이탈리아 현지 자회사다.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산 LNG는 공급선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셸은 LNG 업계의 ‘빅 플레이어’로 꼽히며, 이번 계약을 통해 유럽 내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장하게 됐다.

주목

“안정적·장기적 조달” 양사 한목소리

“이번 장기 계약은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에너지 조달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 에디손 성명

“미국산 LNG 공급 확대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전략에 일조할 것이다.” — 셸 성명

LNG(Liquefi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까지 냉각해 부피를 1/600으로 줄인 형태를 말한다. 저장·운반이 용이해 국제 해상 운송에 적합하며, 최근 재생에너지와 결합한 ‘브리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 시각: 유럽 가스 시장 판도 변화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유럽 가스 시장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를 급격히 낮추는 데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카타르산 LNG 수입이 급증했고, 장기 계약 비중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에디손-셸 계약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연 70만 톤 규모가 단일 회사 기준으로는 중간 수준이지만, 긴 15년 기간이 주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장기간 고정물량을 확보함으로써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전통 화석연료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NG 산업 용어 간단 정리

  • FOB(Free On Board): 선적항에서 인도 시점까지의 책임·비용을 판매자가 부담하는 거래 조건.
  • DES(Delivery Ex Ship): 구매자가 지정한 도착항에서 인도가 완료되는 조건. 운송·보험료가 판매자 부담.
  • MMBtu: 에너지원 거래 단위(1백만 브리티시열 단위)로, LNG 가격 산정에 자주 사용.

이번 계약의 세부 가격지표(Price Index)나 운송 조건(FOB·DES 여부)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미국 헨리허브(Henry Hub) 지수를 연동한 변동가격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주목

향후 전망과 시사점

1. 에너지 안보 강화 — 에디손은 장기·고정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갑작스러운 공급 차질에 대한 방어막을 마련했다.

2. 가격 안정성 — 다중 공급원 확보로 가격 협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3. 탄소 감축 압력 — LNG는 석탄 대비 탄소배출량이 40~45% 적어, 에디손과 EDF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입장에선 장기간 확보된 매출원이 생기면서, 미국 내 액화플랜트 증설에 필요한 자본 회수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EU가 2027년까지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 ‘제로(0)’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셸-에디손 파트너십은 EU 에너지정책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