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티커 CLZ25)는 목요일 전장 대비 0.15%(+0.09달러) 상승한 채 마감했다. 같은 날 12월물 RBOB 휘발유(RBZ25) 역시 0.10%(+0.0019달러) 올랐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그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완화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수출 통제 완화, 기타 무역 장벽 축소에 합의했다. 시장은 이러한 합의를 세계 경제 성장 전망과 에너지 수요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며 유가에 우호적인 재료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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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A(미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보고서에서 원유 재고가 예상에 반해 감소했고, 휘발유 재고는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일(수요일) 전해지면서, 이날 가격에도 추가 상승 모멘텀이 제공됐다.
다만, 달러화 지수(DXY)가 2.75개월 만의 최고치로 반등하면서 달러 강세가 달러 표시 자산인 유가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세계 경기 회복 신호도 수요 측면에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시장 예상치(각각 0.1%, 1.2%)를 상회했다. 또한 일본은행(BOJ)은 2025년 일본 GDP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0.7%로 상향 조정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가 향후 러시아산 원유 수출 물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미국의 나토 대표는 “우리는 러시아 에너지에 제재를 부과했고 이를 엄격히 집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으며, 미 행정부는 지난주 석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했다.
EU 또한 로스네프트·가스프롬네프트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제재 회피에 연루된 그림자 선대(shadow fleet) 선박 117척과 45개 기관(중국·홍콩 소재 12개 기업 포함)을 추가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최근 두 달간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타격,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은 더욱 제약을 받고 있다. 드론·미사일 공격 여파로 10월 상순 러시아의 해상 연료 수출은 일평균 188만 배럴로 감소하며 3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보텍사(Vortexa)는 10월 24일로 끝나는 주에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 적재 원유가 전주 대비 12% 증가한 8,975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원유 시장이 일 400만 배럴 공급 과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가 이번 주말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하루 13만7,000배럴 추가 증산하는 ‘베이스 시나리오’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OPEC+는 2024년 초 220만 배럴 감산분을 전면 회복하기 위해 총 166만 배럴의 단계적 증산을 진행 중이며, 9월 OPEC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40만 배럴 증가한 2,905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10월 24일 기준 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8%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휘발유 재고와 중간유 재고도 각각 평균 대비 2.7%, 8.4%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주 미국 일일 원유 생산량은 1,365만5,000배럴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커휴스는 10월 24일로 끝나는 주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리그) 수가 전주 대비 2기 증가한 420기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치(410기)를 소폭 상회한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627기(5년 반 최고치)에서 크게 감소한 상태다.
용어 해설
• WTI는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경질유로, 국제 원유 선물시장의 기준 유종 중 하나다.
•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에서 거래되는 무산소 첨가 휘발유 선물이다.
•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매주 수요일 원유·제품 재고 및 생산 통계를 발표해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이 참가한 협의체다.
기자 관전평
미·중 관세 휴전 연장과 대러 제재 강화라는 상반된 지정학적 요인 탓에 당분간 유가는 수요 개선 vs. 공급 축소라는 두 축의 힘겨루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경우 배럴당 90달러선 돌파는 지연될 수 있지만, 러시아 공급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현물 가격은 다시 한번 스크리즈(공급 부족에 따른 급등) 국면을 맞을 여지도 있다.
궁극적으로 2026년 IEA가 예상한 400만 배럴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OPEC+의 증산 속도와 미국 셰일 생산성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EIA 주간 재고와 OPEC+ 회의 결과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