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테크놀로지, 앤젤얼라인 상대 ‘투명 교정장치’ 특허침해 소송 제기

■ 사건 개요

미국 얼라인 테크놀로지(Align Technology, Inc.)(나스닥 종목코드: ALGN)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앤젤얼라인 테크놀로지(Angelalign Technology, Inc.)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8월 19일, RTTNews 보도에 따르면 얼라인 측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세 개 권역에서 동시에 법적 절차를 개시했으며, ‘멀티레이어 투명 교정장치(aligner) 소재’·‘첨단 치료계획 소프트웨어’·‘고도화된 장치 기능’ 등을 핵심으로 하는 다수의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한다.


■ ‘투명 교정장치’란 무엇인가

투명 교정장치는 금속 브라켓 대신 투명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치열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3D 스캐닝과 컴퓨터 보조 설계(CAD)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단계별 장치를 제작하고, 일정 간격으로 교체하며 치아를 이동시킨다. *정밀 3D 프린팅 기술이 필수적이다.

‘멀티레이어’는 단일 소재가 아닌 여러 겹의 폴리머 필름을 적층해 탄성·내구성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이는 교정 효율을 높이고 착용감을 개선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 특허 침해 주장 세부 내용

얼라인은 세 가지 분야에서 독점 기술을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① 멀티레이어 시트 소재 – 외부 경질층과 내부 연질층을 복합 적용해 각기 다른 물성을 구현함으로써 치아 이동을 정밀 제어하는 기술.
② 첨단 치료계획 플랫폼 –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로 수천 건의 사례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이동 경로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능.
③ 고도화된 부수 기능 – 세밀한 절개 라인, 정밀 컷팅, 맞춤형 어태치먼트 부착 설계 등 부가 기능.

얼라인은 “앤젤얼라인의 제품과 소프트웨어가 위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면서 금전적 손해배상과 판매·제조·마케팅 금지(가처분)를 요구하고 있다.


■ 관할권별 소송 절차

미국에서는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으며, 유럽은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을 통해 EU 지역 광범위한 금지명령을 모색한다. 중국에서도 상하이 지식재산권 법원에 동시에 소를 제기했다. 이는 얼라인이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 강화에 투자해 온 결과로, 한 번에 세 대륙에서 보호 조치를 취한 드문 사례다.


■ 시장 파급 효과 및 투자자 반응

투명 교정 세계 시장은 2024년 약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20% 안팎의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얼라인은 시장점유율 1위(40% 내외) 기업이고, 앤젤얼라인은 중국 내 2위, 글로벌 4위권으로 평가된다.

이번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앤젤얼라인의 해외 매출 제한 ▲시장 진입 장벽 강화 ▲글로벌 OEM(주문자상표부착) 계약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얼라인은 특허 방어를 통해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하고, 로열티 수입 및 경쟁사 견제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문가 분석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장웨이(上海)는 “다층 필름 특허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특허(essential patent)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판매금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중국 업체들의 해외 확장은 큰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가의 일부 애널리스트는 “심리적 불확실성이 단기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향후 일정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2026년 1분기에 첫 심리를 열 예정이며, 유럽·중국은 이보다 빠른 2025년 4분기에 가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업계는 △조기 합의 가능성 △협상 결렬 시 라이선스 비용 급등 △명령 불복 시 수출 제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주시하고 있다.


■ 기자의 시각

투명 교정 산업은 3D 프린팅, AI 기반 치아 이동 알고리즘, 생체적합 소재 혁신이 결합된 다학제적 영역이다. 원천 특허를 확보한 선도 기업은 ‘기술·가격력·브랜드 파워’라는 3중 프리미엄을 확보한다. 반면 후발 주자는 ‘복잡한 특허 미로’를 헤쳐나와야 하므로, 본질적으로 지식재산권 리스크를 떠안는다. 이번 소송은 글로벌 IP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기업이 해외 특허 분쟁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표준’ 전략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향후 중국 내 혁신 생태계의 특허 의존도, 그리고 자국 기업의 글로벌화 전략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투명 교정장치 시장은 특허 전략이 곧 기업 생존 전략이다. 투명함이 무기인 교정장치 분야에서, 기업 간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