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미국 AI 인프라에 500억달러 투자… 텍사스·뉴욕 데이터센터부터 가동 준비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미국 내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500억달러약 50조원 수준를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다. 첫 단계로 텍사스뉴욕맞춤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며, 해당 시설은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의 고성장과 장기 연구 과제를 동시에 뒷받침하도록 설계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 공급사인 플루이드스택(Fluidstack)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된다다.

2025년 11월 1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이번 투자는 물리적 AI 인프라 영역에서 자국 내 역량을 키우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회사는 텍사스·뉴욕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추가 후보지를 순차 검토 중이며, 첫 가동 시점은 2026년으로 제시했다. 프로젝트로 상시 일자리 800개건설 일자리 2,0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앤트로픽은 플루이드스택과 협력해, 자사 모델 개발과 추론(inference)·학습(workload)에 최적화된 맞춤형 시설을 구축한다. 플루이드스택은 메타(Meta), 미드저니(Midjourney), 미스트랄(Mistral) 등 대형 고객에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공급하는 AI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플루이드스택의 신속한 실행력단기간에 기가와트(GW)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파트너 선정의 핵심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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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배경도 분명하다. 최근 미국 정책 당국은 미국 내 연산력(compute) 확보기술 주권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이번 결정은 국내(미국) 기반의 AI 인프라를 직접적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공급망과 전력, 입지 규제 등의 복합 과제를 동반하지만, 동시에 자국 내 데이터센터 캐패시티를 선점한다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과학적 발견을 가속하고,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AI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프런티어 개발을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번 부지는 그러한 돌파구를 견인할 더 유능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미국 내 일자리도 창출하게 될 것이다.” —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CEO


경쟁 구도도 치열하다. 앤트로픽의 라이벌인 오픈AI(OpenAI)는 자체 인프라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엔비디아·브로드컴·오라클과의 협력,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장기 인프라 약정 1조4,000억달러기사 인용 수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초대형 투자 규모는 미국이 실제로 해당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전력망·산업 기반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AI 섹터가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관련 동향으로 CNBC 테크 뉴스는 다음 이슈들을 함께 조명했다. AI 지출은 기업별로 시장 평가가 엇갈리며, 하이퍼스케일러는 보상을 받고 반면 일부 플랫폼 기업은 주가상 불이익을 받는 양상이 나타났다. 스마트 링 업체 오우라(Oura)2026년 매출 2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를 밝혔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보상안에 대한 투자자 지지는 2025년이 2018년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글·메타 출신 전 임원들이 고성능 AI 서버 스타트업1억달러를 조달했다는 소식도 함께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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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의 사업 성과와 전망도 주목된다. 회사는 30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의 대부분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에서 발생한다.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창출하는 대형 계정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7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내부 전망치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028년 손익분기 달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오픈AI는 740억달러 영업손실을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성장 궤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앤트로픽은 플루이드스택에 맞춤형 데이터센터 구축을 맡겼다. 회사는 플루이드스택이 속도대규모 전력 조달에서 경쟁 우위를 갖고 있어, AI 워크로드를 위한 고성능·고효율 환경을 빠른 시일 안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마존은 인디애나 1,200에이커 부지에 앤트로픽 전용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개설했다. 11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 시설은 이미 가동 중이며, 경쟁사들이 ‘미래의 데이터센터’를 약속하는 사이 앤트로픽은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 앤트로픽은 또한 구글과의 컴퓨트 계약수십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책·재정 논쟁도 커지고 있다. 최근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CHIPS법 세액공제AI 데이터센터변압기 등 전력망 구성품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의 서한이 보도됐다. 이 요청은 앞서 사라 프라이어(CFO)가 정부의 ‘백스톱(backstop)’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반발을 산 뒤, 회사가 해당 연방 보증 시사 발언을 철회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해당 논란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미국의 AI 인프라를 자금 조달할지에 관한 정치적·재정적 불확실성을 재확인시켰다.

또한 시장에서는 전력 수급그리드 보강, 반도체 공급, 냉각·용수 인프라 등 물리적 제약이 초대형 투자 계획들의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앤트로픽의 자체·맞춤형 데이터센터 전략은 이러한 제약을 파트너링과 사전 전력 조달로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용어 설명 및 맥락독자 이해를 위한 보충

AI 인프라: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센터, 반도체(GPU/TPU), 전력·냉각 등 물리·소프트 인프라 전반을 의미한다. GPU 클러스터는 병렬 연산을 통해 거대한 모델을 효율적으로 학습시키는 핵심 자원이다.

기가와트(GW)급 전력: 초대형 데이터센터 단지에서 요구되는 전력 규모를 가리킨다. 전력망 증설변전 설비 구축이 수반되며, 공급 속도가 프로젝트 전체 일정의 핵심 리스크가 된다.

하이퍼스케일러: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지출(CapEx)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연산 자원을 시장에 공급한다.

기술 주권: 데이터·연산·반도체 등 핵심 기술 자산을 자국 내에서 확보·통제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의미한다.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분석: 앤트로픽의 500억달러 투자 계획은 클라우드 임차 중심의 접근에서 자체 인프라 병행으로의 전환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는 성능·비용·안정적 공급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으로, 모델 대형화엔터프라이즈 채택이 가속되는 현 시점에 합리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특히 텍사스·뉴욕이라는 양대 거점은 전력·인재·통신망 접근성에서 상호 보완적 이점을 갖고, 2026년 가동이라는 일정 제시는 시장과 정책 당국, 고객사에 실행 확신을 제공한다.

동시에 오픈AI의 초대형 장기 약정과 대비되며, 업계 투자 속도는 당분간 둔화될 기미가 없다. 다만 전력과 공정, 공급망 병목이 심화될 경우, 프로젝트 지연이나 비용 상승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의 역할—세제 혜택, 인허가 간소화, 그리드 보강—을 둘러싼 논의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국 앤트로픽은 플루이드스택, 아마존, 구글 등과의 다층 협력을 통해 자체 설비+클라우드의 혼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30만+ 기업 고객손익분기 2028년이라는 목표가 제시된 만큼, 향후 모델 역량 개선서비스 신뢰성, 비용 효율 간 균형을 어떻게 잡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번 발표는 미국 내 AI 인프라 경쟁전력·부지·공급망을 둘러싼 현실적 실행력의 승부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