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장 전망 웃돈 3분기 실적 발표…월가 “AI 투자·中 회복세 주목”

애플(AAPL)이 월가의 보수적 예상을 뛰어넘는 2025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한층 누그러졌다.

2025년 8월 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주당순이익(EPS) 1.57달러, 매출 94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주당 1.43달러·매출 895억3,000만 달러)를 각각 9.8%·5%가량 상회한 수치다.

이번 분기는 2021년 12월 이후 최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은 리스크로 꼽아온 관세·중국 수요·서비스 규제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도 실적 모멘텀이 유지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분기 동안 8억 달러의 관세 비용을 반영했다. 이는 지난 5월 자사가 제시했던 9억 달러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분기 관세 비용을 11억 달러로 전망하며,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경우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가장 돋보인 지역은 중화권이다. 애플의 중국·홍콩·대만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해 직전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끊었다.

“중국 정부 보조금과 유통 채널 프로모션이 아이폰 판매를 견인했다”

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발표 직후 월가 주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를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1. 주요 증권사 평판·목표주가 변화

Morgan Stanley는 “2년 만에 가장 강력한 분기”라며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35달러에서 240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관세·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Bank of America는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35달러에서 240달러로 올렸다. 보고서는 “2025년 9월, 2026년 9월로 예정된 폼팩터(제품 외형) 변경이 아이폰 수요를 추가로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는 ‘중립’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10달러에서 220달러로 소폭 상향했다. 회사 측은 “중국 경쟁 심화·섹션 232 추가 관세·미 법무부(DOJ)의 구글 검색수익 계약 변경 등이 하반기 리스크”라고 밝혔다.

Goldman Sachs 역시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51달러에서 26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클 응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서비스 매출 상향과 ‘AI 투자’로 인한 비용 증가를 반영해 2025~2027 회계연도 EPS 전망을 평균 3% 올렸다”고 설명했다.

Barclays는 ‘언더웨이트(비중 축소)’를 고수하면서도 목표주가는 173달러에서 180달러로 올렸다. 팀 롱 애널리스트는 “중국 보조금·선(先)구매 효과(pull-in) 덕분에 6월 분기 실적이 양호했지만, 규제·AI 경쟁·TAC(트래픽 획득 비용) 리스크를 고려하면 하방 압력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Citi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40달러에서 245달러로 상향했다. 아티프 말리크 애널리스트는 “AI 역량 확대를 위한 M&A 가능성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vercore ISI는 ‘아웃퍼폼’을 재확인하며 목표주가 250달러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에픽게임즈 판결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서비스 사업부에 대한 베어(약세) 시각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JPMorgan도 ‘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255달러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시즌성 비수기에도 아이폰·맥 매출이 동반 가속된 점이 인상적”이라며 “다만 2026년 ‘아이폰 17’ 사이클 소화 과정에서 일부 수요 소강을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2. 용어 해설 및 시장 의미

Magnificent Seven: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등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 기업을 통칭한다.
Pull-in: 차기 분기 수요가 앞당겨져 당해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이다.
TAC(Traffic Acquisition Cost): 구글이 아이폰에 기본 검색엔진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애플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애플 서비스 매출의 핵심 축이다.
Section 232 관세: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품 추가 관세를 의미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투자 확대가 하드웨어 판매 의존도를 낮추고, 생태계 결속을 강화해 서비스 매출 비중을 현재 약 25%에서 꾸준히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구글-TAC 계약 재협상미·중 관세 공방은 변수로 남아 있다.


3. 기자 전문 해설

이번 실적은 ‘외형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 아이폰 교체 주기 장기화·중국 매출 역성장·서비스 규제 압박이라는 3중 복병 속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관세 비용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사실은 공급망 재편 전략과 운영 효율화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차세대 아이폰 폼팩터 변경이 수요 부양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하드웨어 혁신이 없는 ‘평년’에는 교체 수요가 4년까지 장기화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둘째, AI 경쟁 구도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 이미 AI 생태계 선점을 가속화하고 있어, 애플이 하드웨어·서비스 연동형 AI 기능으로 차별화에 성공할지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종합적으로 AI 투자 확대, 관세 리스크 관리, 중국 수요 회복이라는 세 요인이 향후 주가 재평가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기 실적을 기반으로 산출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7배로, 빅테크 평균(약 29배) 대비 할인돼 있다. 따라서 규제·관세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경우 리레이팅 가능성이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