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알리바바(Alibaba) 그룹의 지도 애플리케이션 ‘어맵(Amap)’이 길 안내 중심 플랫폼이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식당·호텔·관광지 등 지역 비즈니스 순위를 제공하는 ‘스트리트 스타즈(Street Stars)’ 기능을 공개했다. 이는 동일 영역을 선점해 온 메이퇀(Meituan)의 다중뎬핑(Dazhong Dianping) 서비스에 직접적인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어맵은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일일 활성 이용자(DAU) 1억 7,000만 명에게 맞춤형 랭킹을 제시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본 서비스를 ‘생활 밀착형 슈퍼앱’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규정했다.
어맵은 출시 초기 단계부터 300개 도시에 걸쳐 160만 개 비즈니스를 데이터베이스에 포함했으며, 1억 위안(약 1억 4,043만 달러) 규모의 쿠폰·승차 할인 등 보조금을 이용자에게 배포한다. 이는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오프라인 소상공인과의 연결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용어 해설 – ‘인스턴트 리테일’*은 주문부터 결제·배송까지 1시간 내외에 완료되는 초고속 상거래 형태를 말한다. 중국에선 레스토랑·편의점·약국 등 생활 밀착 업종이 주도하며, ‘쿠폰 전쟁’과 ‘가격 인하 경쟁’으로 소비자 유입이 급증했다.
알리바바와 메이퇀 등 중국 빅테크는 이러한 즉시 소비(Instant Retail)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취업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는 ‘출혈 경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메이퇀은 같은 날 웨이신(WeChat) 공식 계정을 통해, 다중뎬핑 플랫폼 내 테이크아웃 서비스 개편과 함께 2,500만 장의 소비 쿠폰을 추가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어맵의 ‘스트리트 스타즈’ 출시에 맞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 그룹 CEO 에디 우(Eddie Wu)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어맵의 AI 전환을 통해 ‘미래형 생활 서비스의 신규 관문(new gateway)’을 창출할 것”이라며 “알리바바가 지향하는 ‘종합 소비 플랫폼(comprehensive consumption platform)’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규제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을 비롯한 당국은 올해 들어 전자상거래·음식 배달·지도 서비스 기업을 반복적으로 소집해 ‘지나친 가격 덤핑’ 자제를 주문한 바 있다. 당장 가격 전쟁이 ‘하향 평준화 경쟁(race to the bottom)’으로 비화할 경우, 추가 행정 지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 환경과 정책 리스크 – 중국 내수 경기 둔화는 주택 가격 약세와 취업 시장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기업들은 소비 진작을 위해 공격적 쿠폰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지만 마진(Margin)을 잠식하고,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환율은 1달러당 7.1209위안이다. 어맵이 투입한 10억 위안 보조금은 달러 기준 약 1억 4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전문가 시각※기자 분석 – 알리바바는 ‘알리페이·어맵·타오바오’ 삼각 생태계를 연결해 로컬 커머스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하려고 한다. 반면 메이퇀은 배달·예약·리뷰 분야의 축적된 데이터와 물류 역량을 무기로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양사의 쿠폰 경쟁이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규제 당국의 ‘가격 인하 경고’에 막힐지는 향후 6개월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사용자 경험이 진정한 승부처”라며 맞춤형 AI 추천·지불 편의성·오프라인 파트너십을 핵심 지표로 꼽고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간 데이터 상호운용성, 파트너 수수료 구조, 지역 소상공인 보호 장치 등이 주요 정책·경영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