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中 자국산 AI 칩 기대·마윈 복귀설 힘입어 4년 만에 최고가 근접

[홍콩증시] 알리바바(Alibaba Group, NYSE:BABA) 주가가 18일 홍콩 시장에서 4.8% 급등하며 홍콩달러(HK$) 160.10을 기록, 2021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힘입어 항셍지수(Hang Seng)는 1.5% 상승 마감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중국이 추진하는 자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둘째, 창업자 마윈(Jack Ma)이 회사 경영에 다시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Alibaba

주목

데이터센터·AI 칩 협력
중국 매체들은 국영 통신사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이 건설 중인 산장위안(Sanjiangyuan) 데이터센터가 알리바바 반도체 자회사 T-Head를 비롯해 비런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 종하오신잉(Zhonghao Xinying) 등 중국 업체들의 AI 칩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산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마윈 복귀설1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마윈이 2020년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회사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반독점 규제 여파로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마윈은 최근 항저우·베이징 등 알리바바 캠퍼스를 잇따라 방문했다. 시장에서는 그가 공식 직함을 갖고 복귀할 가능성을 두고 “베이징의 규제 완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윈의 재등장은 중국 IT 기업에 대한 정부 통제 기조가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현지 증권사 애널리스트

AI 칩 자립 가속
또 다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주요 파운드리와 설계사는 고사양 AI 프로세서 양산을 위한 첨단 공정을 시험 중이다. 이는 알리바바가 자체 설계한 ‘칭링(擎灵)’ 시리즈 및 차세대 클라우드 서버에 들어갈 칩 생산 가능성을 높여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부문은 최근 분기에서 매출 성장률이 개선됐지만, AI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전자상거래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은 제한됐다.

미국산 칩 의존도 vs 국산화
알리바바는 엔비디아(Nvidia)의 H20 GPU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학습해 왔다. 그러나 미국발 수출 규제가 강화되자, ▲내제화(자체 설계) ▲중국 로컬 파운드리와의 협력 ▲오픈소스 반도체 아키텍처(RISC-V) 활용 등 ‘탈(脫)미국’ 전략을 병행 중이다. 산장위안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전략의 실전 무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

용어 풀이
• AI 칩 – 대량의 데이터를 병렬 처리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추론 속도를 높이는 고성능 반도체.
• 데이터센터 – 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모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시설로, AI 서비스의 ‘두뇌’ 역할.
• GPU(Graphics Processing Unit) – 원래 그래픽 연산용 칩이었으나, AI 연산에 특화된 병렬 처리 기능으로 각광받는다.


전문가 시각
증권가에서는 “AI 칩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알리바바는 단순 유통 플랫폼을 넘어 ‘중국형 빅테크 반도체 생태계’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다만 고강도 CAPEX(설비투자)와 기술적 난관이 당분간 수익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계도 존재한다.

전망
향후 투자자 관심은 ▲마윈의 공식 복귀 여부 ▲중국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 ▲T-Head 칩 양산 속도 등에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AI 칩 내재화가 궤도에 오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반도체·소프트웨어·플랫폼이 결합된 풀스택(full-stack) 전략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