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그룹, 미국 IPO 서류 공개…상반기 매출 12.4% 증가

안데르센 그룹(Andersen Grou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서류에서 2025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컨설팅‧회계 분야 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문 공개 상장 추진 사례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9월 1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신규 상장(IPO) 시장은 연초 이후 탄탄한 주식 시장 흐름과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번 안데르센의 상장 예고는 이러한 흐름에 힘을 더하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암호화폐 커스터디 스타트업인 BitGo기업 출장 및 경비 관리 플랫폼 Navan 역시 뉴욕 증시(뉴욕증권거래소 또는 나스닥)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산업권에서 동시에 IPO가 잇따르는 배경에는,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높은 투자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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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의 역사와 재도약

안데르센 그룹은 2002년 아더 안데르센(Arthur Andersen) 출신 파트너 23명이 설립한 Wealth & Tax Advisory Services를 전신으로 한다.

아더 안데르센은 한때 “+빅5” 회계법인 중 하나로 꼽혔으나, 2001년 엔론(Enron) 회계 부정 스캔들 이후 사실상 붕괴했다.

현재까지 남은 글로벌 회계법인은 딜로이트(Deloitte)·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언스트앤영(EY)·KPMG 등 이른바 ‘빅4’다.

안데르센 그룹은 2014년 브랜드를 ‘Andersen’으로 변경하면서 옛 명성을 다시금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세무, 가치평가, 재무 자문, 컨설팅 서비스를 개인·법인 고객에게 제공해 왔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몇 안 되는 세무·컨설팅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무 성과: 매출 증가에도 순손실 전환

SEC 공시에 따르면, 안데르센은 2025년 1월~6월 매출이 3억8,410만 달러로 전년 동기(3억4,160만 달러) 대비 12.4%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 4,54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순이익 4,690만 달러에서 적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사업 확장 및 인력 투자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를 주된 원인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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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순손실(swing to loss)은 기존에 흑자를 기록하던 기업이 일정 기간 손실로 전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관사·상장 세부 계획

상장 주관사는 Morgan StanleyUBS가 공동으로 맡는다. 회사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목표로 하며, 티커(symbol)는 ‘ANDG’로 결정했다. 주당 공모가 밴드 및 조달 금액은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전문가 해석

IPO 리서치 업체 IPOX의 부사장 캣 리우(Kat Liu)는 “최근 몇 주간 미국 IPO 시장의 투자자 수요가 섹터 불문하고 고르게 강했다”며 “안데르센의 상장은 컨설팅·회계 서비스 기업도 자본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기자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안데르센 IPO는 ‘컨설팅·세무업계의 재편’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엔론 사태 이후 20여 년간 주춤했던 ‘안데르센’ 브랜드가 다시금 공개 시장에 등장함으로써, 빅4를 중심으로 고착화된 시장 판도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순손실 전환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리스크 요인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1) 커스터디(Custody):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해 주는 서비스.
2)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이 주식을 처음으로 공개 시장에 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
3) 빅4 회계법인: 딜로이트, PwC, EY, KPMG 네 곳을 지칭하며, 글로벌 회계·컨설팅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다.

안데르센의 행보가 비(非)테크 기업의 IPO 재개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미국 IPO 시장은 주로 기술·생명공학 기업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서비스·전통 산업 기업도 점차 공모 절차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