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에비에이션, 지금 투자하기에 가장 똑똑한 선택일까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NYSE: ACHR)은 전기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항공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가 180% 넘게 급등하면서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아직 단 1달러의 매출도 창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66억 달러(약 9조 원)에 달한다.

2025년 8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처는 수익성이 없는 상태에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 수요가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대규모 6억 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1를 확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대기 수요와 시장 성장성에 베팅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Archer Midnight eVTOL


1. 아처 에비에이션이 만드는 ‘미드나이트’ eVTOL

Midnight’로 불리는 아처의 5인승(eVTOL) 모델은 1명의 조종사와 4명의 승객을 태우고 최대 시속 150마일(약 241km)로 비행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100마일(약 160km)까지 운항한다. 헬리콥터보다 작은 회전익과 드론과 유사한 다중 프로펠러 구조 덕분에 도심 한복판에서도 비교적 쉽게 이착륙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미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서 eVTOL이 중요한 이유는 ‘저소음·무배출·수직이착륙’이라는 세 가지 특성이 교통 혼잡 문제 해결, 탄소중립 목표 달성, 도심 내 착륙장 감소라는 현안을 동시에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 고객 및 파트너사 현황

유나이티드항공(NASDAQ: UAL), 일본항공·스미토모 합작사 소라클(Soracle), 에티오피아항공, 아부다비 에비에이션 등 다수의 항공사가 자사 에어택시(Air Taxi) 서비스용으로 Midnight를 예약했다. 아처는 또 2028년 LA 하계올림픽 공식 에어택시 사업자로 선정돼 대규모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NYSE: STLA)는 아처의 주요 투자자이자 Midnight의 계약 제조 파트너로, 자사 eVTOL 개발까지 지원 중이다. 이 밖에도 아처는 미 공군과의 납품 계약으로 1대를 이미 인도했고, 향후 수년간 5대를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Archer Midnight eVTOL 2


3. 매출 발생 시점은 언제인가?

아처는 2021년 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하기 전, 2024년 10대 기체 납품·4,200만 달러 매출을 공언했지만 2024년 실제 매출은 0달러였고, 순손실 6억 5,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계획은 미뤄졌지만 회사 측은 2025년 10대, 2026년 48대, 2027년 252대, 2028년 650대로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생산 확대를 뒷받침할 요소로는 ① 스텔란티스와의 제조 파트너십, ② 제조·항공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한 팔란티어(Palantir)와의 AI 협력, ③ 신규 자금 조달 등이 거론된다. 다만 상장 이후 발행 주식 수가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추가 지분 희석 가능성은 여전하다.


4. 성장 잠재력과 시장 전망

IB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140만 달러의 첫 매출(아부다비 공급 시작)을 예상하고, 2026년 1억 340만 달러, 2027년 4억 5,080만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MarketsandMarkets2024~2030년 eVTOL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을 35.3%, 2031~2035년 CAGR을 27.6%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이후 평균 30% 성장 시 2035년 매출 37억 달러에 도달할 수 있고, 매출 대비 10배의 적정 주가매출비율(PSR)을 적용하면 시가총액 370억 달러현재 대비 6배 성장 가능성이 언급된다. 경쟁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인수 등 추가 확장이 성사될 경우, 성장 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 투자 매력과 리스크

내부자 거래 공시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내부자 매수 규모는 매도 대비 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영진이 회사 성장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FAA(미 연방항공국) 상업 운항 승인, 대량 생산 체계 구축, 추가 자금 조달 등 넘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모틀리풀(Motley Fool)의 주식 자문 서비스 ‘Stock Advisor’는 향후 초과 수익이 예상되는 10대 추천 종목을 별도로 제시했으나, 아처는 포함되지 않았다. 서비스 출범 이후 평균 수익률은 1,070%로 S&P 500(184%)을 크게 웃돈다. 넷플릭스·엔비디아 사례처럼 장기간 지수 대비 높은 수익을 기록한 추천 사례도 언급됐다.


[용어·배경 설명]

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약자로, 전기 동력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를 지칭한다. 프로펠러의 각도를 조정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뜨고 내릴 수 있지만, 고정익기처럼 앞쪽으로 비행할 때는 효율을 높일 수 있어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비상장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되는 페이퍼컴퍼니다. 일반 상장보다 절차가 단순해 빠른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기업가치 산정이 부정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PSR(주가매출비율): 시가총액을 연간 매출로 나눈 지표로, 아직 이익이 없는 성장 기업의 상대적 가치 평가에 활용된다.


*1 기사 본문에서 언급된 60억 달러(backlog)는 약 8조 원 규모로, 2025년 8월 11일 원·달러 환율 1,330원 기준으로 환산.